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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이지은이 소설가의 옷을 입고 독자들을 만난다. 이지은이 직접 이야기를 짓고 삽화를 그린 소설 ‘울지 않는 달’은 어느 날 하늘에서 땅으로 뚝 떨어진 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하늘에 뜬 달이 인간들의 온갖 기도 소리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달님, 달님 하고 제멋대로 달을 부르며 자꾸만 두 손을 모아 빈다. 그 기도를 들어줄 전지전능한 힘 같은 건 없기에 달은 그만 귀를 틀어막고 세상 밖으로 사라지고 싶다.
그런데 불현듯 알 수 없는 이유로 달은 땅에 떨어진다. 눈을 감을 수 있고 손이 돋아나고 심지어 몸을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희미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나 아이를 구한다.
늑대의 이름은 카나. 그렇게 달과 카나와 아이가 함께하는 새로운 생의 한 페이지가 시작된다.
아이는 자란다. 먹고 놀고 배우고 앓고 회복한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는 모든 순간 카나가 곁에 있다. 달은 그런 카나가 신기하고 의아하다. 무엇이 카나를 움직이게 하는 걸까?
이들의 삶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자연 파괴로 터전을 잃은 멧돼지들이 호시탐탐 이들을 노린다. 결국 더 이상 멧돼지들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닥쳐오는데….
달과 카나와 아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얗고 둥그런 달의 몸 곳곳에 금이 가서 마침내 어두운 폭포 앞에 서게 되는 전개가 끝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간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와 끝내 연결되어 있을 그 답을 작가는 겹겹의 이야기 속에 포개어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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