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º
습도 40%
춘천 26º
습도 40%
대전 17º
습도 85%
)
시인은 쉽게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이다. 신경림 시인은 “꽃 뒤에 숨어 보이지 않던 꽃이 보이고, 길에 가려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인다”고 했다.
그의 시적 통찰은, 평생을 어두운 곳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발견하고 지켜온 그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024년 5월22일 ‘작은 거인’ 신경림 시인이 타계했다. 1956년 등단 이후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그들과 함께 걸어온 삶이었다.
시인이 세상을 향해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였다. 이번에 펴낸 유고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되는 이번 시집은 ‘사진관집 이층’ 이후 11년 만의 신간이다. 각 매체에 소개된 시는 물론, 발표하지 못한 유작까지 총 60편의 작품을 도종환 시인이 한데 모아 엮어냈다.
작품들은 삶과 죽음, 사람과 자연 같은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포근함을 잃지 않는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시를 쓴 신경림이 마지막으로 남긴 깊은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병상에서 쓴 시들은 생의 끝자락에서 더욱 깊어진 성찰과 순한 연민의 정서를 진하게 담고 있다. 고통과 회한 속에서도 끝내 삶을 긍정했던 시인의 태도는 존재에 대한 겸허하고 단단한 고백이다.
‘아직 살아 있어, 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는 말. 생명이기에 눈물도 있고 땀도 있으며, 그 모든 흔적이 모여 존재의 깊이를 이룬다는 믿음. 신경림의 시는 바로 그 믿음 위에 놓여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