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확성기 철거 “공존의 시작” 외친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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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 확성기 전면 철거 돌입
정동영 “무너진 신뢰 되살리는 첫걸음”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4 20:12:47

▲ 군이 4일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의 철거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대북확성기 철거 작업하는 모습. 국바부 제공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한 상징적 조치가 4일 단행됐다. 우리 군이 이날부터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철거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6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대응해 재설치한 지 1년여 만으로, 국방부는 “군의 대비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긴장 완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날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철거 대상은 고정식 확성기 약 20기로, 수일 내 철거 완료가 목표다. 이는 북한과의 사전 조율 없이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조치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확성기 방송이 전면 중단된 데 이어진 후속 행보다.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했지만, 아직 철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철거는 국정원이 52년 만에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고, 북한도 이에 맞서 송출하던 방해전파를 멈춘 직후 이뤄졌다. 정부는 또 한미연합훈련 일부를 9월로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번 조치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어 한미동맹과 군사훈련을 비판한 직후 단행해, 정부의 대북 유화적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의 만남에서 “이번 확성기 철거는 무너진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 장관은 “남북이 서로 죽는 길로 가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공존의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남북 종교 교류 확대를 통한 민간 신뢰 회복 필요성도 언급했다.

진우스님은 “북한 금강산에만 8만 9암자가 있다”며 남북 불교계 공동 법회나 사찰 관광의 추진 가능성을 제안했고, 정 장관은 “불교의 자리이타 정신이 한반도 정세에 꼭 필요한 철학”이라며 적극 화답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불일불이(不一不二), 하나이자 둘이 아닌 관계”라며 종교적 관점에서의 평화 접근도 강조했다.

▲ 군이 4일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의 철거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대북확성기 철거 작업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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