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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미 군사시설과 주요 국제공항 인근에서 전투기와 관제시설을 반복적으로 촬영해온 중국 국적의 10대 학생 2명이 형법상 일반이적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외국인이 일반이적죄로 구속되는 사례는 극히 드문 만큼, 수사당국은 이들의 행위가 단순 ‘항공 매니아’ 수준을 넘어 국가안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현우)는 27일 “중국 국적 고교생 A군 등 2명을 일반이적 및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최장 무기징역까지 선고 가능한 중대 범죄다.
검찰과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각자 2~3차례 한국에 입국해 수일씩 체류하며 망원렌즈가 장착된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이착륙 중인 전투기, 관제시설 등을 수백 장 반복 촬영했다. 특히 ‘추적식 동선’처럼 군사시설을 집중적으로 방문한 점이 수사당국의 의심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촬영에 나선 장소는 △수원 공군기지 △평택 오산공군기지(K-55)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뿐 아니라 △인천 △김포 △제주 등 주요 국제공항 3곳까지 포함됐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DSLR과 휴대전화에서는 전투기 이착륙 장면과 관제시설 구조물이 다량 발견됐다.
또한 이들은 전원이 켜지기는 하나 주파수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무전기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당국은 “통신 감청 용도는 아니지만 군사시설 인근에서 무전기를 들고 있었다는 점은 부수적 의심 사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범행은 3월21일 오후 수원 공군기지 인근에서 전투기를 무단 촬영하던 장면을 목격한 주민 신고로 발각됐다. 출동한 경찰이 장비를 압수해 조사한 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가 이들의 동선, 촬영 기록,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약 6개월간 검토해 초기에 적용했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에서 일반이적죄로 혐의를 변경해 송치했다.
A군 등은 조사 과정에서 “평소 비행기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반복적·집중적 방문 패턴 △군사시설 중심의 촬영 동선 △다량의 전투기·관제시설 촬영물 △무전기 소지 등 정황을 종합해 우발적 취미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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