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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의 장기투자 확대가 정책펀드 참여를 통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올해 9월 발표한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는 정책펀드의 일종으로 보험사 참여가 가능하다. 아울러 정부와 사회에서 제기되는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와 맞물려 보험산업의 역할이 한층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KIRI)의 김해식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생산적 금융과 보험회사의 장기투자 도전 과제’ 리포트에서 “정책펀드 운용이 자금조달 구조를 계층화하고 일정 손실을 정부가 흡수하는 방식이라면 보험회사의 장기투자 참여가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며 “이는 장기부채에 대응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 “생산적 금융 참여가 지연될수록 보험산업의 성장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제도적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보험사의 현 투자 구조에는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 장기국채 중심의 포트폴리오는 금리 곡선 평탄화로 인해 부채 가치를 키워 자본을 잠식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는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불가피하지만, 환헤지 비용이 수익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장기투자 상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험사는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는 투자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추진 중인 AI 고속도로, 에너지 고속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는 이러한 제약을 완화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인공지능과 에너지 인프라 사업은 실물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보험사가 장기부채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특히 정책펀드를 통한 위험 분담 구조는 보험사의 참여 확대를 촉진할 수 있는 장치로 꼽힌다. 정책펀드 운용이 자금조달 구조를 계층화하고 일정 손실을 정부가 흡수하는 방식이라면 보험사 등 장기투자자의 참여 여건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채무형 정책펀드가 확대된다면 ALM(자산·부채관리) 차원에서 보험사의 투자 유인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보험사의 장기투자 확대는 국채 쏠림과 환헤지 비용 등 기존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AI·에너지 인프라와 같은 국가 전략 프로젝트가 정책펀드를 매개로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경우 보험산업의 ‘생산적 금융’ 참여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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