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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특별검사팀이 9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번 영장 청구를 통해 “불법 계엄 인식 여부와 그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산하 검찰국과 출입국본부, 교정본부 등에 일련의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특검은 이를 불법 계엄에 대한 적극적 가담으로 판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 계획을 실행에 옮긴 직후, 가장 먼저 호출한 국무위원이 박 전 장관이었다는 점도 특검은 구속 사유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해 검찰국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를, 출입국본부에는 ‘출국금지팀 대기’를, 교정본부에는 ‘수용시설 확보’를 각각 지시했다. 그는 당시 임세진 법무부 검찰과장, 배상업 출입국본부장, 신용해 교정본부장, 심우정 검찰총장 등과 연달아 통화하며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심 전 총장과 세 차례 통화하며 합수부 검사 파견 문제를 직접 논의한 정황도 포착했다. 계엄 당일 밤 실제로 법무부 출입국규제팀 일부가 청사로 출근한 사실 역시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특검은 이러한 지시 일체가 “계엄 상황에서 검찰·교정·출입국 기능을 동원하려 한 내란 중요임무 수행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나는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을 뿐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사 파견 검토는 합수부가 구성될 경우 인력 차출 여부를 검토하라는 원론적 지시였고, 교정본부 지시는 계엄 이후 소요나 폭동에 대비한 점검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출입국본부에 내린 지시도 공항 혼잡에 대비한 조치였으며, 출입국규제팀의 존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 출근 지시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특검은 박 전 장관이 당시 불법 계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조직을 움직였다는 점에서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지난해 12월3일 저녁 7시41분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8시14분 대통령실에 도착한 그는 8시27분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가 회동했다.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순차적으로 호출됐다.
특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계엄의 불법성을 충분히 인지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제지하지 않고 법무조직을 가동한 행위는 내란 중요임무에 가담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등 법질서 수호와 인권 보호를 담당한다. 특검은 “계엄의 주무 부처는 아니더라도 인권침해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방조한 책임이 크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박 전 장관 측은 “계엄 선포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분명히 냈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해 제지할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박 전 장관은 현재 미체포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영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국무위원으로서는 네 번째 구속영장 청구 사례다. 이 중 김·이 전 장관은 구속됐지만 한 전 총리의 영장은 “법적 평가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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