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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여파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사진)과 이희근 사장 책임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망사고 책임을 이동열 포항제철소장 경질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포항지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는 24일 포스코 본사 앞에서 죽음의 외주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해서 장인화 회장 등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찌꺼기(슬러지)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 3명과 포스코 직원 3명은 20일 오후 1시30분께 포항제철소 STS4제강공장에서 질식사고를 당했다. 진공청소차를 이용해 설비 주변을 청소하다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와 화학물질에 노출된 탓이다. 하청업체 직원 2명과 포스코 직원 1명 등 총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울산 화력발전소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있어서는 안 될 사고였다”면서 “살기 위해 하는 일이 죽음으로 가는 길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책임자를 지위나 직책을 가리지 않고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약속한 지 나흘 만에 포항제철소에서 사망사고가 터졌다. 포스코는 21일 포항제철소 소장을 보직 해임했지만 중대재해 책임은 경영진의 몫이란 게 중론이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21일 사과문을 통해 “사고를 당하신 분들과 가족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포스코는 사고 발생 즉시 사고대책반을 가동하고 관계 기관의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포항제철소는 올해 들어 사망사고가 네 번이나 있었다. 3월 21일 자회사 노동자 한 명이 수리 작업 중 설비에 끼여 사망했다. 7월 15일에는 포스코 광양공장에서 하청노동자 2명이 상부 집진기 철거 작업 중 떨어져 한 명이 사망했다. 11월 5일에도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 노동자 한 명이 사망했다. 포항제철소와 함께 포스코이앤씨에도 사망사고가 빈번했다.
이 대통령은 7월29일 국무회의에서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냐”며 포스이앤씨를 질타했다. 이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하자 포스코이앤씨는 8월 초 사장을 교체했다. 장 회장은 직속으로 관리하던 안전특별진단 태스크포스(TF) 송치영 팀장(포스코홀딩스 부사장)에게 포스코이앤씨 사장을 맡겼다.
그러나 포항제철소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송 사장이 관리했던 안전특별진단TF 무용론이 나온다. 장 회장이 직속으로 TF를 관리하고 사고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아서 장 회장 등 경영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에도 사고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제 현장 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21일 “이재명 정부 들어 중대재해 감축과 예방을 부르짖기에 한편으로 기대를 걸었다. 시간이 걸리겠지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은 아수라장이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또 “포스코를 비롯해 연이어 터지는 중대재해에 노동자들은 중대재해 감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죽을 차례를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포스코 경영 책임자 구속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특별근로감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포스코는 재해 노동자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외쳤다. 포스코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사고의 원인으로 ‘죽음의 외주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노조는 하청업체와 외주 근로자에게 반복되는 사망사고를 고려하면 노동자 죽음을 방치하는 구조가 눈에 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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