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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증기금(기보)과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올해 1~11월 중소기업 대신 상환한 대위변제금이 3조65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2조1848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중소기업 부실이 누적되는 가운데 보증기관의 위험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
10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두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위변제금은 기보 1조4275억원, 신보 2조224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는 보증을 선 기업이 부도·폐업·회생 등으로 원리금을 갚지 못할 때 기보·신보가 은행에 대신 상환하는 금액을 뜻한다.
기보의 부실 증가세는 특히 가팔랐다. 기보 대위변제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4%(1942억원) 늘었으며,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1조3248억원)를 넘어섰다. 기보의 연간 환산 대위변제율은 지난달 기준 4.77%로 2021년(4.06%) 이후 꾸준히 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11월 기보 보증사고 금액은 1조4249억원, 사고 업체 수는 4500곳으로, 연간 환산 보증사고율도 5.19%에 달했다.
신보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올해 대위변제금은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2조2283억원) 경신이 유력하다. 신보의 11월 기준 연환산 부실율은 3.69%로 2024년(3.64%)보다도 높아진 상태다.
문제는 회수율이다. 기보의 연간 환산 구상채권 회수율은 지난달 기준 3.71%, 특수채권 회수율은 0.45%에 그쳤다. 신보의 지난달 채권 회수율은 0.3%로 사실상 정체돼 있다. 보증기관이 대신 갚은 돈이 사실상 ‘돌아오지 않는 돈’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출금리 부담, 경기 둔화, 구조조정 지연 등 복합 요인이 중소기업 경영을 짓누르면서 부실이 보증기관으로 급속히 전이되는 모습이다. 보증기관의 재정 부담이 커질수록 보증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 금융 접근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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