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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맛의 거리’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곳은 예전에 ‘논현동 먹자골목’으로 불리던 곳으로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 길을 지칭한다. 이곳이 룸살롱 여성 종사자 일명 ‘나가요걸’들이 자주 이용하면서 입소문을 탔다고 알려졌다. 새벽에 일을 마친 업소 여성들이 이곳에서 아침이 올 때까지 음주를 즐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논현역-학동역-차병원사거리-신논현역에 이르는 사각형 권역 안의 원룸촌에는 업소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기도 했다. 이곳은 저녁 시간에는 저녁 시간대로 취객들로 붐볐다. 이처럼 저녁부터 아침까지 불야성을 이룬 곳이 논현동 먹자골목이다. 상인들은 장사가 잘돼서 좋았지만 룸살롱과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만은 좋지 않았다. 이곳 상인들은 몇 년전부터 ‘논현동 맛의 거리’라는 명칭을 내세우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름을 바꾸고 개선을 위해 나선 즈음 공교롭게도 불경기가 닥쳤다.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가 감소하면서 ‘논현동 맛의 거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음식점, 술집 등 1차 소비가 줄다보니 대리기사 같은 2차 소비까지 자동적으로 감소했다고 인근 상인들은 전했다. 이곳 상인들은 다시 한 번 ‘논현동 맛의 거리’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스카이데일리가 변화를 맞고 있는 ‘논현동 맛의 거리’의 달라진 상권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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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현동 맛의 거리’는 신논현역과 논현역을 잇는 이면도로에 있다. 과거에는 행인들의 어깨가 치일 정도로 유입 인구가 많았으나 최근 줄어드는 모양새다. 잘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언이다. ⓒ스카이데일리
‘논현동 맛의 거리’는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 ‘봉은사로1길’을 지칭한다. 사람 많기로 유명했던 이 거리는 전보다 분위기가 한 풀 꺾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9호선 연장 개통에 힘입어 이곳의 유동인구는 점차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상권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강남으로 유출되는 인구와 강남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늘면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이 거리를 둘러보면 ‘포차’, ‘싸롱’이라는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젊은 창업자들이 늘어나 분위기가 밝아졌다.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간판들이 눈에 띄고, 한 층 명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곳의 일부 음식점들은 영동 전통시장과 함께 일본 잡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 음식점을 찾아오는 일본인들과 강남으로 원정 성형을 왔던 중국인들이 늘었다. 여전히 외국 손님은 많은 편이었다.
▲ ‘맛의 거리’에는 숯불구이, 족발, 치킨 등을 중심으로 한 주점이 많았다. 그 중 유난히 젊은 층의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이색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 ‘한신포차’의 영향력이 이색적인 포차를 이끌어 들였다고 진단했다. ⓒ스카이데일리
아침까지 장사는 옛말? 잘되는 가게만 잘되는 쏠림현상
이런 모습과 달리 이곳에서 오래 가게를 운영해 온 상인들은 조금 다른 말을 꺼냈다. 한 상인은 “경기가 침체돼 전체적으로 손님이 줄었다. 옛날에는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루며 손림들이 넘쳐났는데, 밤 12시만 지나면 휑할 정도다”며 “잘 되는 가게는 꾸준히 잘 되고, 안 되는 가게는 안 되는 ‘쏠림현상’이 극심하다”며 혀를 찼다.
인근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해왔다는 한 가게 주인은 “요즘 가게들을 보면 간판은 그대로지만 주인이 계속 바뀐다. 30년 전에 이 자리에 처음 들어올 때만해도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며 “투자비용이 적으니 원금 회수도 빨랐다. 하지만 요즘은 창업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A’ 고깃집 대표는 “그 전과 비교하면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인데, 이전 명성만 믿고 덜컥 들어와 실망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며 “3~4년 전 4~5명이었던 종업원을 2명으로 줄이고 부인과 직접 야간에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만해도 오후 6시만 되면 손님으로 줄이 길게 늘어섰고 밤 7~11시까지 항상 테이블이 꽉 찼다. 그리고 잠시 줄었다가 새벽 2~4시에 다시 만석이 되곤 했다”면서 “지금은 7시 반이 지나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저녁식사, 음주를 위해 모여든 1차 수요자들이 줄자 덩달아 인근 노래방, 대리기사 등 2차적 수요까지 감소됐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침체로 보인다”며 “여기에 인근의 강남역 상권, 신사역 가로수길 상권 등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층이 분산돼 논현동으로 유입되는 손님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 상권 전문가들은 논현동 맛의 거리가 경기침체의 여파로 예전만큼의 강세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인근유동인구가 많아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일본잡지에 몇몇 맛집들이 실리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 효과도 누리고 있다. 최근 지하철 9호선이 2단계 연장 개통되면서 신규 유입 수요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A’ 고깃집 최복수 대표가 일본잡지에 소개된 점포를 설명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다른 한 상인은 “이 거리가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지속적인 유입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차시설이 서둘러 늘어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거리는 강남 개발 붐을 타고 갑자기 생겨난 관계로 자동차 한 대가 수월하게 지나가기 벅찰 정도로 비좁았다. 기자가 상권을 여러 번 찾았을 때마다 주차된 차들과 오가는 차들이 뒤섞이기 일쑤였다.
중장년층이 이곳에 오면 자가용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된 주차시설이 없어 교통 혼잡을 연출하고 있다고 주변 상인들은 전했다. 그러면서 상인들은 주차시설 확충과 함께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논현동 맛의 거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다시 한 번 상가번영회를 꾸리면서 청·장년 사업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외식사업 미다스의 손 백종원이 점령한 거리에 긍정부정 엇갈려
▲ 외식경영전문가 백종원은 이 거리 인근에만 다양한 종류의 1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한신포차, 본가, 새마을식당, 빽다방, 최강집 등이 그것이다. 이 점포에 의해 논현동 맛의 거리가 활기를 찾았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 반면 한 거리를 독식했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음식점이 다수 있다. ‘한신포차’를 중심으로 ‘새마을식당’, ‘닭갈비전문점 철판’, ‘역전우동’, ‘최강집’, ‘마카오짜장’, ‘본가’, ‘빽다방’, ‘성성식당’ 등을 약 15개점을 웃돈다. 그래서 이곳은 일명 ‘백종원 로드’라고 불린다.
백종원 대표의 가게를 두고 이곳 상인들의 반응은 갈라졌다. 백종원 음식점들이 이 거리를 이끌었다고 편을 들어주는 상인이 있는 반면 외식기업이 상권을 독식한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상인도 있었다.
한 상인은 “백종원의 음식점은 한식, 중식, 분식, 호프집, 커피숍 등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며 “말 그대로 없는 메뉴가 없어 손님들도 백종원이 하는 음식점으로 가고, 홍보도 잘 돼 있어 인터넷에서 보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서 우리도 좋은 영향이 온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장·단점이 분명히 있지만, 그로 인해 임대료가 비교적 상승한 요인도 있다”며 “임차인 입장에서 좋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상인은 “백종원이 열정적으로 이곳에서 가게를 확장시켰기 때문에 이 거리가 활성화됐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백종원의 음식점을 찾았던 손님들이 다른 가게를 이용하고 있다. 분명히 영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전보다 매물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2~3년 전만에 해도 집집마다 줄 지어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고 아침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가게를 내놓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한 사람은 투자한 금액이 있으니 거래가격 3억~4억원을 받길 원하지만 들어오려는 사람은 1억~2억원 안에서 창업을 하려 해 타협이 안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곳의 임대료는 건물 상태에 따라 격차가 큰 편이다. 신축 건물 17평 규모 상가의 임대료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9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노후 건물 20평 규모 상가의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0만원 안팎이다. 대부분 상가의 권리금은 2억~3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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