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 소재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중단했던 글로벌 현장 경영을 4개월 만에 재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함이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올해 초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공장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한 이후 4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중국 현지 공장 방문으로 올해만 8번째 현장 경영을 실시했다.
이곳에서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적기(適期)를 놓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위기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기회를 잡고 발 빠르게 움직인다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사태 발생 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라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확산 후 중국 방문은 엔지니어 등 실무자들마저 꺼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중국 출장길에 오른 건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 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재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양회는 오는 21일 열린다. 양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이 부회장이 중국에 방문한 건 중국 정계, 재계 관계자 등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시 대처방안 확보에 상당한 효과를 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 기지다. 스마트폰, PC, 서버 등에서 데이터 저장장치로 활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고 있다. 이곳은 2012년 1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3년 전자연구소 설립, 2014년 1세대 V-NAND 양산 및 2015년 후공정 라인 완공, 2018년 2기 증설 등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시안에 제2공장을 짓는데 3년간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지방 정부 뿐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에서도 삼성전자 시안 공장에 상당한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0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시안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했다.
당시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수년간에 걸친 삼성과 중국의 협력은 첨단기술 협력이 고부가가치의 성과를 반드시 가져올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리커창 총리의 방문 등 중국 정부의 관심에 대한 화답성 방문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이 부회장의 중국 방문이 가능했던 건 이달 초 한·중 외교당국이 기업인 입국 패스트트랙(입국 절차 간소화)에 합의에 성공했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패스트트랙 합의로 중국을 찾는 기업인이 출국 전후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입국 이후 14일 동안의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도 출국 전과 중국 입국 직후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부회장의 출장길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동행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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