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포르투갈의 비뉴 베르데 와인 시음회가 열린다. 비뉴 베르데 9개 산지에서 온 15개 생산자와 함께하는 시음회다. 전문인들은 오전, 오후에 진행하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저녁에 시음회를 진행한다.
필자는 포르투갈 와인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두 번 여행한 경험이 있다. 포르투갈의 가장 큰 매력은 와인 평균 판매가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이다. 2026년 0.75L 중급 와인 기준으로 평균 판매가격이 €5(한화 약 7000원) 수준이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와인을 판매하는 나라는 바레인($23.9), 싱가포르($23.5), 노르웨이($17.9) 순이다. 한국도 14.8$로 비싼 편에 속한다. 한국이 비싼 이유는 대부분의 와인이 수입 중심이고, 관세, 유통 비용 때문이다.
반면에 가장 저렴한 나라는 유럽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5.7로 가장 저렴하고, 아르헨티나($5.0), 칠레($5.2), 남아공($5.0)이 가장 저렴하다.
포르투갈의 또 다른 매력은 빵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대형마트(예: Continente, Auchan)에서 판매되는 빵 가격은 일반적으로 €0.6~€2.6(한화 약 900원~3800원) 수준이다.
그리고 큰 매력 중 하나는 친절한 국민성이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친절한 포르투갈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우리나라의 반 정도밖에 안 되어서 먹고사는데 어렵지는 않다.
포르투갈은 국토의 한쪽이 대서양을 접하고 있어서 다양한 해산물을 구할 수 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해산물은 말린 대구 바깔라우(bacalhau)다.
바깔라우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음식 재료로, 소금에 절여 건조한 대구를 뜻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바깔라우를 ‘국민 음식’이라 부를 정도로 사랑하며, “바깔라우 요리법은 365가지 이상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한다.
대표적인 바깔라우 요리는 다음과 같다.
바깔라우 아 브라스(Bacalhau à Brás)는 잘게 찢은 대구, 감자채, 달걀을 볶아 만든 요리다. 바깔라우 콤 나따스 (Bacalhau com Natas) ‘크림 바깔라우’라고도 부르는데 대구와 감자, 크림을 오븐에 구운 그라탕 스타일이다. 바깔라우 아 고메스 드 사(Bacalhau à Gomes de Sá)는 대구, 감자, 양파, 올리브, 달걀을 함께 구운 전통 요리를 말한다. 볼리뇨스 드 바깔라우 (Bolinhos de Bacalhau)는 ‘바깔라우 크로켓’이라고도 부르는데 대구와 감자를 섞어 튀긴 크로켓 형태의 요리다. 바깔라우 아사두 (Bacalhau Assado)는 ‘구운 바깔라우’라고도 부르는데 대구를 구워 올리브 오일과 마늘 소스로 곁들인다.
대부분의 요리가 감자와 함께 제공해 충분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감자가 바깔라우와 가장 좋은 페어링을 보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깔라우 요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포르투갈 와인이 오늘 소개할 비뉴 베르데(Vinho Verde)와인이다.
비뉴 베르데 지역은 포르투갈 북서부, 미뉴 강에서 포르투까지 이어지는 지역으로, 로마 시대부터 포도 재배가 있었으며, 1908년에 공식적으로 비뉴 베르데 DOC(원산지 명칭 보호)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약 25000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으로, 포르투갈 최대 규모의 와인 산지다.
테루아(Terroir)를 살펴보면 기후는 대서양의 영향을 받는 서늘하고 습한 기후로 연평균 강수량이 1800mm 이상으로 매우 많은 편이다. 토양은 주로 화강암 기반의 모래질 토양, 배수가 잘되고 산도가 높은 와인 재배에 적합하다. 재배 방식은 전통적으로 포도를 나무나 돌 기둥에 높이 올려 재배하는 ‘엔포르카도(enforcado)’ 방식으로 유명하다.
포르투갈의 북부 포르투(Proto)를 여행한다면 꼭 비뉴 베르데 와인 투어를 신청하면 좋을 것 같다.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와이너리에서 와인도 시음하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가능하다. 물론 점심 식사도 포함되어 있다.
비뉴 베르데 와인을 포르투갈 현지인들은 영어로 ‘그린 와인(Green Wine)’이라 부른다. 실제 색은 초록이 아닌 옅은 레몬빛을 띠는 화이트 와인이다. 낮은 알코올 도수, 상큼한 산미, 은은한 미세 기포가 특징이며, 가성비가 뛰어나 여름철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와인으로 유명하다.
비뉴 베르데 이름의 의미는 비뉴(vinho)는 와인을 의미하고 베르데(verde)는 초록, 젊고 신선한 와인을 의미한다. 주로 화이트와인이 만들어지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로제와인이나 레드와인도 생산한다.
비뉴 베르데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약한 탄산과 평균 9~11.5%의 알콜 도수로 가볍고 부담 없다는 것이다. 청사과, 라임, 시트러스, 흰 꽃 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수확과 양조 방법 때문이다.
뉴질랜드 말보로우 지역의 쇼비뇽블랑을 좋아한다면 비뉴 베르데 와인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뉴 베르데 와인은 8월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송이에서 줄기를 제거해 화이트·로제는 껍질과 즉시 분리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2주간 짧게 발효를 시킨다. 이때 일부 와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남아 미세한 기포를 형성하게 된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1~3개월 숙성시켜 출시하게 된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신선한 산미감과 청량감이 유지되는 것이다.
비뉴 베르데 와인에 사용되는 주요 포도 품종은 매우 다양하다. 루레이로(Loureiro: 꽃향과 허브 느낌), 아잘(Azal: 산미가 강하고 청량감 강조), 트라자두라(Trajadura: 과실향 풍부), 아베수(Avesso: 구조감과 복합성),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알바리뇨(Alvarinho: 프리미엄급, 복숭아·시트러스 풍미와 미네랄리티)가 있다.
비뉴 베르데와 어울리는 현지음식은 바칼라우(대구), 문어 스테이크, 정어리 구이, 문어 샐러드 등이 있고, 한국 요리로는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잘 어울리는데 새우구이(찜), 조개찜, 소라찜, 생선회, 안동찜닭, 후라이드 치킨 등과도 잘 어울리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 김밥, 파스타, 피자와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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