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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김찬주·박선형 기자] 정부 정책의 실패가 대한민국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세대의 앞길을 막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서는 평범한 삶조차 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정부 규제가 덜한 지방 부동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투자는 수익은커녕 오히려 이자부담을 키워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드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빚내서 만든 돈 싸들고 규제 없는 지방 부동산으로 몰리는 청년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2017년~2020년 8월)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나간 신규 신용대출액은 141조9000억원에 달한다.
30대는 이 기간에 47조2000억원을 새로 빌렸으며 20대 또한 14조200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금액의 각각 33.3%, 10% 등의 수준이다. 청년층의 신규 대출액이 증가한 이유는 빚투(빚내서 투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빚을 내서라도 한 몫 잡아보겠다는 생각이 청년들의 발길을 유도한 것이다.
문제는 빚투의 결과가 대부분 참담하다는 사실이다. 직장인 이정현 씨(30대·가명)는 실거주 겸 투자 목적으로 경남 김해의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했다. 그는 “기존의 아파트는 규제가 심하고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결국 내 집도 마련하고 향후 자산 증식의 효과도 누리기 위해 차라리 조금 저렴한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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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기자] ⓒ스카이데일리 |
이 씨는 “김해에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다 여기에 들어온다는 이야기에 투자 초기만 해도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다”며 “그러나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신용대출 이자비용 감당하기도 팍팍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그는 “무리한 대출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다”며 “나 역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장성윤 씨(36)는 충청권에 위치한 상가 한 호실을 올해 초 매입했다. 아파트나 빌라에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워 매달 월세를 받을 생각으로 상가 투자를 단행했다. 장 씨는 직장생활은 했지만 벌어둔 돈이 없어 부모님께 4000만원을 빌리고, 신용대출로 2000만원을 조달했다.
장 씨는 “상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나름 상권이 좋다고 생각해 상가를 매입했다”며 “매달 월세 80만원 정도를 생각해 그 돈으로 마이너스 통장 원금을 갚아 나가고 향후 투자한 돈보다 높게 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까지 매입한 상가가 공실로 방치된 상황이다”며 “최근에 새로운 상권이 생겨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상가가 언제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할 생각도 했지만 결국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단순히 장밋빛 미래만 보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후회했다.
장 씨는 “월급이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 이자부담이 상당하다”며 “부모님께서 빌려주신 돈도 두 분의 노후자금인데 그것을 빨리 갚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 목표 위해 발버둥… “부동산 실패 진짜 부작용은 희망이 사라지는 것”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청년들은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희망이 없어서’라고 입을 모았다. 평범하게 살아서 내 집 한 채 가질 수 없다는 위기감에 결국 무리수를 뒀다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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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기자] ⓒ스카이데일리 |
이 씨는 “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정말 편안한 보금자리를 갖고 싶어 무리하게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서울·수도권은 규제도 심하고 워낙 집값이 비싸 리스크를 안고 지방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결국 상황만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탄했다. 이어 “정부 정책은 분명 잘못됐다”며 “비싼 부동산 가격을 잡는다고 해놓고 결국 서민들만 잡았다”고 비판했다.
장 씨도 “요즘 누구나 꿈꾸는 직업이 건물주 아니냐. 건물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가 한 호실 가지고 안정적이고 든든한 뒷배를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며 “부동산 가격이 언제 더 오를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산 것인데 그게 실수였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 실패로 쓴맛을 봤지만 지금도 지금처럼 살아서는 답이 없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받고 그 보상을 토대로 집도 사고 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이 그런 연결고리들을 다 끊어버렸다”고 푸념했다.
전문가들은 더욱 큰 피해가 생겨나기 전에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청년세대가 부동산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일반적인 생산 활동이나 노동 활동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를 할 때는 본인의 자금계획과 자금 여유, 이자 부담능력 등을 고려해 내 수준에서 입주할 수 있는 집에 중점을 두고 매수를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정책 실패가 청년들을 조급하게 만들고 결국 빚까지 내 투자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지금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면 영원히 뒤처질 것 같다는 조바심이 이어지다보니 청년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청년들의 선택지를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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