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화재는 대부분 하이라이트와 인덕션 등 전기레인지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는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반려동물의 행동특성을 충분히 알고 외출이나 취침 시 전기레인지와 같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의 전원코드를 뽑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 매년 증가…대부분 고양이에 의한 전기레인지 사고
최근 제주도에서 발생한 화재 2건이 고양이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3월 19일 서귀포시 동홍동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나 195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집에는 고양이가 혼자 남아있었다. 소방 조사 결과, 반려인이 외출한 사이 집안을 돌아다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주변에 있던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타면서 화재로 번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에서는 같은 달 14일에도 비슷한 화재가 발생했다. 한 음식점에서 길고양이가 음식점 내부에 들어와 전기레인지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옆에 있던 종이와 목재가 타 약 24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는 반려인이 잠들었을 때도 발생했다. 3월 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오피스텔 5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6분 만에 꺼졌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조사 결과, 선반 위에 놓인 부탄가스가 가열된 전기레인지 위로 떨어지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당국은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켰고 선반을 건드리면서 전기레인지 위로 부탄가스가 떨어져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제주소방안전본부가 반려동물에 의한 전기화재 위험성 재현실험을 한 결과, 전기레인지는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발바닥에 의해 쉽게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원 버튼 작동은 물론, 돌아다니면서 불의 강약조절까지 가능했다.
이중 하이라이트는 발열 온도가 높은 데다 사용을 중단해도 잔열이 오래 남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 더 크다.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방향으로 돌려서 사용하는 다이얼식 전기레인지 역시 반려동물이 이동하면서 접촉하면 쉽게 돌아가 작동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 도내에서 반려동물에 의해 발생한 화재는 총 54건으로 △2018년 11건 △2019년 20건 △지난해 23건 등 매년 늘고 있다. 화재는 대부분 전기레인지에서 발생했다. △2018년 10건 △2019년 20건 △2020건 22건 등 총 54건 중 52건이 전기레인지로 인한 사고다. 개보다는 고양이로 인한 사고가 많았다. 최근 3년간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반려동물 화재 중 51건이 고양이로 인한 화재였고, 개로 인한 화재는 3건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고양이는 점프력이 좋기 때문에 싱크대나 선반 등에 올라가 불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전기레인지는 반려동물의 발바닥으로도 작동을 하기 때문에 외출 전 전기레인지 위에 화재 예방 덮개를 씌우거나 관련 제품의 전원코드를 뽑고 주변에 불에 타기 쉬운 물품을 두지 않는 등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스탠드 전등, 모기향 등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동물 행동특성 파악해야…전기레인지 화재·전선 감전·배터리 폭발·향초 등 주의
전문가들은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의 행동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외출 시 꼭 시설 점검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전기레인지 같은 경우 반려동물 발바닥으로 터치해도 전원이 켜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는 높은 곳에 잘 올라 다닐 수 있고 오랜 시간 집에 혼자 남겨있다 보니 이것저것 만지는 경우가 많다”며 “무엇보다 사전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전기 기구는 중간 밸브나 중간 차단기가 있으면 외출 시에는 끄고 나가는 것이 좋고 이외에도 모기향, 불빛을 켜놓는 물건 등은 반려동물이 건드리기 쉽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최근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뉴스에 자주 나오는데 특히 반려묘에 의한 화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방청의 자료에 의하면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는 첫째 인덕션과 같은 전기레인지의 조작, 둘째 전선이나 배터리를 물어 뜯어서 발생, 셋째 향초를 넘어뜨려 발생하는 것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레인지의 조작은 반려인이 전기레인지 위에 가연성인 키친 타올이나 행주, 종이박스 등을 올려두고 외출하거나 잠이 든 사이에 반려묘가 버튼식 전기레인지 스위치를 눌러 동작시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반려묘는 주방의 싱크대 등 높은 곳을 가볍게 올라갈 수 있으니 이러한 유형의 화재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기레인지 화재 외에 전선이나 배터리 화재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성장기 반려견은 이가 간지러워 물어뜯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전선을 물어뜯어 합선이 일어나거나 배터리가 폭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화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피복이 벗겨진 전선에 감전돼 반려동물이나 반려인이 화상을 입거나 상해를 입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향초를 넘어 뜨려 일어나는 경우는 반려동물이 돌아다니며 우발적으로 반려인이 켜놓은 향초를 건드리거나 아른거리는 촛불을 보고 호기심에 발로 건드려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행동특성을 충분히 알고 예방을 위한 주의깊은 관리를 해야한다”며 “외출하거나 잠잘 때는 전기레인지와 같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의 전원코드를 뽑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레인지 주변에는 가연성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우발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버튼식 전기레인지 방식을 피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향초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에서 가능한 향초를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 반려묘는 호기심이 많고 높은 곳에 향초를 피워도 점프력이 좋아 마음만 먹으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며 “부득히 향초를 피워야 한다면 사람이 있는 시간에 반려동물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피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피를 할 때 반려동물을 이동장에 넣고 대피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화재 연기와 소란 때문에 반려동물이 통제가 안되고 위험한 곳으로 튀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며 “주인이 외출 시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을 대비해 현관문 또는 창문에 ‘펫 레스큐’라는 반려동물 구조 요청 스티커를 미리 부착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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