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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돌입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선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쏟아낸 대규모 부채가 향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리스크로 작용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30일 ‘2021년 하반기 경제 이슈’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및 해외 부문에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 9가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외 부문에서는 △글로벌 성장격차 확대 △신냉전 시대의 도래 △테이퍼링 가능성 확대 △원자재 슈퍼사이클 논란 △생활 속으로 들어온 4차 산업혁명 등이 국내 부문에서는 △차별화되는 경기 회복 △드러나는 부채경제의 위험성 △막 올린 ESG 경영 △RENEW 남북경협 등이 각각 선정됐다.
먼저 국가간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의 방역환경 차이에 따라 향후 국가간 경제성장 격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도입 등으로 경제 심리가 개선되면서 주요 글로벌 경기선행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변이바이러스가 발생하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 세계 국가·지역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편차가 크게 발생하고 있으며, 접종률이 낮은 국가 내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위험 및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코로나19 방역 여건 등을 기반으로 경기회복 속도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국가간 성장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 양상이 더욱 다양화, 장기화됨에 따라 미·중 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지난해 코로나發 경제 충격으로부터 가장 빠르게 회복하며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어 양국 사이의 견제와 충돌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양국간 마찰이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안보, 기술, 산업, 환경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분야간 갈등 양상이 연결되고 확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양국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베트남 등은 경기 불확실성 확대 및 양자택일 압력 등의 경기 하방 요인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최근 미국 등 주요국 경기 개선세 지속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예상보다 빠른 긴축정책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반기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신흥국 내 글로벌 유동성 이탈로 인한 자산시장 불안정성 확대가 우려된다.
코로나19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백신 도입 등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며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3월 0.50%에서 올해 5월 2.54%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4월 미국 FOMC 회의에서는 빠른 경기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해 자산매입 속도 조절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예상보다 빠른 긴축전환이 이루어질 경우 신흥국 내 글로벌 자금이탈로 자산시장 불안정성이 크게 확대됐던 과거의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자재 슈퍼사이클 진입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 장기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에너지, 금속, 농산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모두 상승하면서 원자재 슈퍼사이클 재진입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및 경기 회복 기대감 강화 등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재개 및 신재생에너지 정책 강화 등이 원자재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원자재 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신기술의 혁신 속도는 물론 사람들의 신기술 적응 속도도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격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쇼핑,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원격 업무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를 포괄한다.
실제로 원격 근무와 회의가 증가하면서 원격 화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Zoom’의 경우 올해 1월 고객사 수가 46.7만 명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약 4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기술에 대한 적응 속도도 코로나19 위기 이전 예상했던 것보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적응 속도가 현저히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선 최근 투자 및 수출 회복과 이에 따른 민간 부문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설비투자는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이후 강한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까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선행지표인 설비투자조정압력이 플러스를 나타내 향후에도 개선세 지속이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기성도 최근 감소폭이 축소됐으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출 역시 지난해 말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소득별, 연령별, 내수·수출산업간 차별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공공 및 민간부문 부채가 급증해 채무 부담 및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경제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을 확대했으며, 한국 또한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재정지출 확대로 국가채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향후,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에 대응을 위한 연금 및 사회복지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가 재정건전성 역시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민간 부문의 채무상환여력 약화 및 정부의 재정건전성 악화가 향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화두로 부상하면서 한국에서도 정부 및 기업의 ESG 관련 의무 강화 및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ESG 경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향후 투자자의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국가의 신용등급평가에서도 ESG가 고려될 가능성이 증대되면서 국내 기업 및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한미정상회담 이후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바, 남북 대화와 관여 및 협력에 기초한 일부 남북경협 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내용들과 관련해 현경연은 올해 하반기에 부각되거나,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이슈들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반기 경기 반등 지속을 위해서는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하며 코로나19 재확산 및 경기 흐름을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인 경기 대응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경연 관계자는 “정부 및 민간부문의 부채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부채의 질적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하반기 수출 개선 지속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를 위한 국가간 공조, 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 노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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