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사주 의혹을 인터넷 언론에 제보한 조성은 씨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이를 협의했음을 실토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 측은 조 씨와 박 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전격 고발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윤석열캠프 정치공작진상조사특별위원회(특별위)는 13일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조 씨와 박 원장, 성명불상자 1인에 대한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별위는 조 씨가 7월 21일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에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한 뒤 8월11일 박 원장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점을 두고 제보를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 씨는 박 원장과 독대했다고 했지만 동석자가 있었다며 성명불상자 1인도 함께 고발했다.
대선 개입 의혹은 조 씨의 발언으로 증폭됐다. 그는 12일 SBS 뉴스에 출연해 “(뉴스버스가 고발사주 의혹을 보도한)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박지원)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 받아서 (박 원장 등과)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며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편집인)가 ‘치자’고 결정했던 날짜이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원장님과 내가 원했던 날짜가 아니다’ 등 발언을 두고 조 씨가 사실상 박 원장 개입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씨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말실수도 아니고 그냥 황당한 주장이라는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윤희석 윤석열캠프 대변인은 “갑자기 자백을 한 건지 말이 헛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조 씨 말 그대로라면 정치공작을 공모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당력을 총동원해 대선 개입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씨가 한 발언과 관련해 박 원장의 직접 해명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장 사퇴나 경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헛다리를 짚는 것인데 수사해보면 다 나온다”며 부인했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하며 한 층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는 정보위원회를 즉각 소집해 박 원장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여당이 소집을 반대해 박지원 게이트 규명을 협조하지 않으면 제2의 김대업 사건임을 자백하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야당의 주장을 ‘삼류·공상과학’으로 규정하며 방어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의 ‘박지원 게이트’ 주장에 대해 “공익신고자와 박지원 원장의 식사자리를 꼬투리 삼아 국정원 개입을 운운하는 엉터리 삼류 정치 소설을 쓰고 있다”며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아주 전형적인 구태 정치다.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이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국기문란 공작 사건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 공세에 혈안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수처는 고발장 작성자가 윤 전 총장 측근인 손준성 검사가 아닌 제3자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또 9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서 손 검사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기재하면서 ‘손 검사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공모해 소속 검사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손 검사, 김 의원은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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