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정에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18 러시아월드컵 멕시코전 직후 축구대표팀 라커룸을 찾아 ‘격려 방문’ 사진을 찍고 일렬로 도열해 있는 선수단을 향해 연설했던 이력이 있는데 패배로 침울해 있는 선수단 라커룸을 찾아가는 게 온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문 대통령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관련 대국민 연설에 나섰던 때도 과학기술자들을 뒷배경처럼 세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 한창인데 짜파구리 웬 말”…국민정서 외면한 이미지 정치 도마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지난 임기 중 유명인의 성과와 후광 등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정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행보 등에 나서는 과정에서 유명인을 동원하고 해당 유명인의 이미지를 적극 소비·활용해 문 대통령의 정치행보를 향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간혹 보여지는 성과도출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비춰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 9월 문 대통령이 UN 총회에 참석했을 당시 방탄소년단(BTS)을 동원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문 대통령 일정에 BTS가 동행한 점을 두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은 ‘BTS 등골 빼먹는 문재인 정부’라는 제하의 논평을 냈다.
최 전 감사원장 측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동행한 BTS는 이동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3일간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김정숙 여사와 황희 문체부 장관의 일정까지 줄곧 수행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매번 BTS의 후광을 등에 업고 이미지 정치를 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후안무치할 수가 있나”며 “문재인 대통령, 숟가락 좀 그만 얹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 정부가 이미지 정치에 몰두한 사이 주요 정작 민생과 직결된 중요한 정책현환이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인점도 비판을 사는 대목이다. 일례로 지난해 2월 20일 문 대통령 내외는 국내 코로나19 문제가 본격화될 시기였음에도 봉준호 감독 외 영화 ‘기생충’ 제작진을 초청해 오찬행사를 진행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샀던 바 있다. 오찬행사가 있기 바로 전날인 19일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 정치현안과 무관했던 오찬행사가 진행된 점 등은 여론의 공분을 샀다. 당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지난해 7월 대구 지역 사망자 6명의 가족 19명을 대리해 총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파티를 하는 등 동떨어진 인식으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에게 상처를 줬다”고 당시 오찬행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미리 예정돼 있던 오찬행사를 취소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이미 문 대통령은 현안 해결을 이유로 오찬행사를 취소했던 선례를 남긴 바 있다.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사고를 수습한다는 이유로 예정돼 있던 공무원 격려 오찬행사를 취소했었다.
공감능력 결여된 이미지 정치 하나 둘 실체 드러내…“최종 피해자는 국민”
문 대통령의 행보에서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아 논란이 된 사례는 또 있다. 2018년 6월 러시아월드컵 당시 문 대통령의 격려 방문이 대표적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수행원 등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라커룸을 방문했었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멕시코전이 끝난 직후였다. 이날 우리 대표팀은 멕시코 대표팀에게 2대1로 패배해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됐었다.
문 대통령이 라커룸에 입장할 때 선수단은 일렬로 도열해 있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선수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격려했다. 그리고 도열해 있던 선수들을 향해 “많이 아쉬울텐데,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 그랬으면 된 거다”며 “충분히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들 파이팅이다”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손흥민 어디갔어”라며 손흥민을 찾았다. 당시 손흥민은 라커룸 구석에서 울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손흥민을 카메라 앞에 세운 뒤 또 한 번의 파이팅을 외쳤다. 손흥민은 파이팅을 외치는 중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격려 방문’ 행적은 정부가 운영하는 KTV국민방송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에 ‘손흥민 어디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선수들 기를 세워주는 방법. 한-멕시코 관람 풀스토리’라는 제목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영상을 본 여론의 반응은 차가웠다. 경기에서 패배한 선수들을 세워놓고 일장연설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 등에서였다. 라커룸이 선수들의 사적인 공간인 만큼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수행원 등의 갑작스런 방문에 문제소지가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KTV국민방송 유튜브 채널 내 해당 영상 댓글에도 “우는 사람 잡아 끌어서 파이팅을 왜 시키냐”, “울고 있는 선수 불러서 하는 게 고작 파이팅”, “선수들 얼마나 신경쓰이고 피곤할까” 등 부정적인 반응이 빗발쳤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관련 대국민 연설 당시 과학기술자들을 ‘병풍’처럼 동원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당 과학기술자들이 누리호 개발·연구에 오랜 시간 매진해왔다는 점이 논란을 키운 주된 이유였다.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논란은 다시 한 번 증폭됐다. 당시 탁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대국민메시지 발표시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것은 특별한 배려를 담은 의전이다”며 “대통령과 함께서는 것은 그 자체가 메시지이고 대통령은 여간해서 누구와 함께 서지 않는다. 특별한 격려가 필요하거나, 메시지의 주인공만이 함께 설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혹여 그 자리가 불편했던 사람이 있었다 치더라도 발사의 전체 과정이 마무리 된 이후였고 안 와도 그만이고 안 왔다고 뭐라고 할 일도 아니며 뭐라고 한 적도 없다”며 “나는 이런 철딱서니 없고 악마 같은 기사들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대체 이 기자 하나 때문에 왜 이리 피곤해야 하는가. 그게 목적이면 축하한다. 성공했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이미지 정치가 성과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정치적 성과가 전무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상황서 대외적 선전·홍보를 통해 성과 결여를 숨기고 그에 따른 비판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미지 정치 성공여부를 떠나 성과의 결여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일련의 정치행보에 따른 최종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란 지적을 내놧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야 정치학자는 “문재인 정부가 대외 홍보에만 골몰하는 건 실제 거둔 성과가 전무한 수준이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작은 성과라도 부풀리고 홍보하면서 정부 행보가 유의미하다는 걸 대중에게 알려주기 위함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성과를 부풀리는 수준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아예 없는 수준의 성과를 대단한 것처럼 만드는 건 문제가 있다”며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 이미지 구축에만 힘쓰는 정치의 최종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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