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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기획자들이 홍콩 예술인들과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홍콩 미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코자, 주홍콩한국문화원이 ‘Instead of an Afterwards’ 전시를 개최 중이다.
한국 작가 5인과 함께 하는 ‘Instead of an Afterwards’ 전시는 문화원 개원 후 처음 진행되는 전시 공모전으로, 지난 22일부터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렸다. 4월부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전시관(VR링크)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시급하게 할 것과 나중에 해도 될 것으로 나누던 기존의 우선순위를 재고한다. ‘지금 여기’가 아닌 것을 다룸으로써 역설적으로 현재 유행하고 공명하는 부분을 살피고, 당장 보이는 것보다 훨씬 깊은 내용을 끌어내고자 한다.
이현종, 정재경, 전혜주, 허수연, 롱 바오 다섯 작가가 최나욱 기획자와 협력해 작품을 소개한다. 작가들은 다른 시대에 대한 참조점을 통해 현재를 되새기는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오늘날의 시의적 문제를 따르면서도 각자가 모색하고자 하는 본질을 잊지 않고 주목한다.
정재경 작가는 지금 존재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다른 시간대를 참조한다. ‘도깨비 터’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보며 착안한 작품으로, 자본에 의해 사유화된 공간에 역설적이고 비합리적으로 개입하는 유령과 미신을 다루는 내용이다. 눈앞에 보이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문제, 그리고 ‘지금 여기’를 넘어서는 윤리의 문제를 되짚는다.
전혜주 작가는 육안으로는 감각하기 어려운 미립자 단위의 존재들을 선보인다. 꽃가루를 비롯해 공기 중의 다양한 성분들은 일상적인 유행과 문화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금 여기'를 극단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한다. 홍콩과 서울에서 수집한 여러 샘플은 이번 전시의 장소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참조점이 된다.
이현종 작가는 일련의 문화의 허구성을 지적한다. ‘Pagoda Go-Go’ ‘Jam and Cook’은 각종 유행의 속성을 담아내 트렌드와 관련한 작품으로 보이지만, 재차 그것의 허구성을 다루어 문화의 생산과 소비 체계 자체를 주목하도록 한다.
허수연 작가는 도상학에 기반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도상은 이해하기 쉬운 조형이라는 이유로 깊이 없는 상품으로 취급되기 일쑤이지만, 미술 내 여러 맥락, 그리고 문화권마다 서로 다른 역사와 특징을 뒤섞는 작가의 작업은 단정짓는 통념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끔 한다.
중국 출신 롱 바오 작가는 오래된 종(bell)과 도로의 포장재를 작품 소재로 사용해 중국과 영국, 한국의 다양한 문화적 간극을 드러낸다. 가령 ‘Strike’는 종을 치는 단단한 나무를 푹신한 천으로 바꾸어 기존 맥락을 조소한다. 종을 친 다음 인위적으로 재생하는 종소리는 이와 관련된 역사적, 정치적 사건들과 결합하여 제3의 의미로 확장된다.
오프라인·온라인 전시는 모두 5월 1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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