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숲세권’ ‘커뮤니티’가 필수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과거 부가적인 요소에 가까웠던 이들 조건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청약자들에게 아파트 평수·내부 구조만큼이나 중요한 기본적인 요소가 됐다.
건설업계에서도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각양각색의 인프라를 제시하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에도 특정 단지에만 붙이는 개별 브랜드명이 붙는 사례는 예삿일이 됐고, 실제 청약경쟁률에서도 성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호텔 부럽지 않은 커뮤니티 시설… 숲 인접 프리미엄 ‘각광’
올해 최대 도시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한남2구역을 수주한 대우건설과 경쟁사였던 롯데건설은 수주전 기간 동안 하이엔드 브랜드를 포함한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조합 측에 제안하며 경쟁을 벌였다.
대우건설은 총 길이 360m의 스카이 커뮤니티 ‘인피니티 스카이 브릿지’를 제안했다. 한강과 남산 및 용산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18m 높이에 스파와 파티룸 등이 조성되고 단지 최상층인 21층에 클럽하우스·영화관·북카페·게스트하우스 등의 시설을 배치했다.
이밖에 ‘인피니티 파크 커뮤니티’에 실내 멀티코트와 클라이밍장 및 VR(가상현실) 게임룸·골프존의 최신 GDR 연습장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곳에선 약 1만2000m² 규모의 중앙광장을 조망할 수 있다.
비록 수주엔 실패했지만 롯데건설 또한 호텔식 설계를 통한 커뮤니티·편의서비스를 제공하고, 단지 내 상업시설에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대거 입점시켜 대규모 상권 및 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앞서 롯데건설은 올해 5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한 4세대 커뮤니티 전용 브랜드인 ‘살롱 드 캐슬’을 론칭한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자사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인 ‘클럽 더샵’에 친환경 디자인을 접목해 석재·목재 등 조경공간과 산책로를 거닐 수 있는 그린라이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실제로 자연친화적인 커뮤니티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꾸준히 있었고 이를 파악해 알맞은 특화 상품을 지속 개발해왔다”며 “공동주택의 녹색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선진 기술력을 토대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단순히 공원 인접 등 조건을 넘어 숲 인근에 조성되는 ‘숲세권’ 아파트 또한 각광을 받고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 말부터 분양한 대전 유성구 학하동 ‘포레나 대전학하’는 계룡산과 반계산에 둘러싸인 숲세권을 메리트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단지 주변에 유아숲 체험원 등이 인접해 있어 지역 실수요자의 관심이 기대되고 있다.
경기 의왕백운밸리에 공급되는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은 브랜드명에서 나타나듯, 백운호수·백운산·바라산·모락산으로 둘러싸인 숲세권에 위치해 있다. 모든 세대에서 숲 조망이 가능하고 ‘클럽 포시즌’ 내에 실내외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및 클럽라운지 등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한다.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현장 관계자는 “강남권과 가깝고 동서남북이 대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몇 년 만에 모델하우스에서 줄 서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숲세권’ ‘커뮤니티’ 이제는 기본 옵션… ‘경쟁률·가격상승률’로 증명
이 같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는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분양한 ‘세종자이 더 시티’는 1순위 청약에서 21만3443건의 통장이 접수돼 경쟁률 192.9대 1을 기록, 2021년 세종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원수산 등이 인접한 숲세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북 익산시에서 분양한 ‘익산자이 그랜드파크’는 845가구 모집에 3만8912명이 몰려 1순위 평균 46.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인근에 약 26만7000m² 규모 마동공원이 조성되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지난 2월 부산에서 분양된 ‘래미안 포레스티지’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금정산 바로 밑에 있는 이 단지는 금강공원 산책로, 둘레길 등을 보유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미 조성된 숲세권 아파트의 가격상승률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경기도 의정부시 일대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조성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1단지’(2018년 11월 준공)는 전용 84m² 기준 2019년 4억 원 중반대의 가격에서, 이달 기준 6억7000만~6억9000만 원대 거래되고 있다.
금리인상 영향을 받지 않았던 올해 초에는 7억65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아파트보다 2억~3억 원가량 높은 평균 거래단가다.
단지 인근에 녹지공간을 확보한 울산광역시 동구 화정동 힐스테이트이스턴베이와 충북 청주시 오창한신더휴센트럴파크 역시 금리인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던 올 4~5월 사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7%, 16%의 가격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숲세권 및 커뮤니티 등의 키워드가 더 이상 ‘옵션’이 아닌 청약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이 자사 앱 사용자 15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주거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외부구조 요인’을 설문조사한 결과, ‘쾌적성-공세권(공원)·숲세권’을 선택한 응답자가 전체의 31.6%로 가장 많았다. 편의시설 인접(13.1%) 및 교통 편리성(12.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교통이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도심 한복판보다 숲이나 공원에 인접한 것을 선호하는 주거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코로나19 시대에서 활동 반경이 좁아지면서 비교적 소규모인 ‘단지’ 단위의 커뮤니티에 속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며 “현대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라 이 같은 수요는 동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급자 입장에서도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특화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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