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1시, 서울시청 건너편에 설치돼 있는 코로나19 희생자 영령을 기리는 국민합동분향소 앞은 인산인해였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 5개 산별노조 조합원 2만여 명이 세종대로 4개 차선을 막고 ‘민영화·구조조정·노동개악 저지와 공공성·노동권 확대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까지 3km를 행진했다. 오후 5시에는 속칭 ‘대깨문’과 이재명의 ‘개딸’ ‘양아들’이 중심이 된 반정부 시위대 촛불전환행동이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외치며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 또한 집회를 마친 후 같은 코스로 삼각지 쪽으로 향했다.
10월29일 현재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9100명, 백신 사망자는 2398명이다. 확진자는 2546만5992명, 백신 피해자는 총 46만7595명이다. 시민단체가 설치한 국민합동분향소는 코로나 사망자 3만 명의 넋을 위로하고 피해자 2600만 명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365일 24시간 개방된 엄숙한 공간이다. 문재인정부는 3.9 대선 한 달 후인 4월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격 해제했다. 2년 1개월 만이다. 4월10일 16만4000명, 12일 21만 명, 15일 12만6000명, 17일 9만3000명 등 확진자가 하루 1만~20만이나 발생하던 시점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나온 코로나19로 이듬해 2월19일 한국인 첫 사망자가 발생한다. 대한의사협회는 7번이나 중국인 입국을 금지시키라고 경고했지만 문 정부는 묵살했다. 그 결과 슈퍼감염자인 30대 중국 여성에 의해 대구시는 초토화됐다. 1차 대유행이었다. 2020년 3월4일 기준 누적 사망자 40명대, 누적 확진자 5328명으로 집계되자 세계 114개 국가가 한국에 빗장을 걸어 잠갔다.
2020년 광복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8월22일 신규 확진자 332명을 시작으로 하루 300~400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그리고 4년 동안 200회가 넘는 보수 국민 집회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어용 방송은 태극기 집회와 기독교를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집중 보도했다.
그리고 3개월 뒤인 11월20일 누적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시작된 3차 대유행은 12월13일 처음으로 하루 1000명이 넘어 1030명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문재인정부는 검역인원 593만9543명, 총검사 1396만3933명, 백신계약 1억600만 도즈, 마스크 착용률 89%,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률 97%라며 ‘K방역’을 자랑했다. 2021년 7월 델타변이 확산으로 1일 평균 확진자가 1000명이 넘는 4차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7월에는 집단면역이 생겨 위드코로나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빗나가고 만 것이다. 다시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1일 3000명대 확진자가 생기며 시작된 4차 대유행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었다.
퇴직금으로 어렵사리 마련한 가게가 망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중심 상권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최근까지 어엿한 사장이었던 자영업자들이 멀쩡한 가게를 걸어 잠그고 투잡은 물론 스리잡·포잡으로 월세와 이자를 갚으려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상권이 붕괴되며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쫓겨난 청년들은 자고 나면 오르는 집값과 치솟는 물가에 허덕이며 벼락거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전국 1500여 개의 전통재래시장 매출이 전년대비 70% 이상 하락하고 중고용품점엔 사려는 사람은 없고 중고용품만 산더미처럼 쌓여 갔다. 1·2차 백신이면 된다는 정부의 말만 믿고 백신을 맞은 건강하던 청소년·청년들이 의문사하고, 이제는 부스터샷은 물론 5·6차까지 맞아야 한다는 ‘백신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올 3월1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어서더니 불과 이틀 만에 60만 명대가 되자 N차 확산 공포가 몰려왔다. 하루 확진자가 100명대, 1000명대엔 국민의 손발을 묶고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밀어 버리던 문 정부가 50만 명대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갑자기 거리두기를 해제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합동분향소 운영 4년 동안 민주노총은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조문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은 코로나19 사망자 3만 명을 추모하는 분향소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외려 분향소 앞에서 확성기를 동원해 갈등과 분열, 파괴와 증오의 함성을 질러댔다.
지난 주말 민주노총 집회와 개딸·대깨문 집회엔 5만 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이들 중에는 해골 마스크 청년, 검정 망토를 걸친 소녀, 얼굴은 하얗고 눈은 비정상적으로 큰 갸루상, 깃털 왕관을 쓴 여성, 링컨 모자를 쓴 청년 일행 등 핼러윈 복장을 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외치며 삼각지까지 행진했다.
삼각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과 멀지 않다. 만약 이들이 교사 3명·중고교생 6명을 포함한 156명이나 희생된 이태원으로 향했다면 이들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혹, 제2의 세월호 효과를 노렸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다. 코로나19 희생자 3만 명을 기리는 국민합동분향소에는 지금도 밤새 불이 켜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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