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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법 입법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미 법안 추진 과정에서도 미국과의 마찰을 피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보복 관세 우려와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 등이 커지고 있다.
24일 미국 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온라인 플랫폼법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8월7일까지 설명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브리핑 내용과 형식 등을 검토 중이다.
미국 하원은 “한국의 법안은 유럽연합의 노골적으로 차별적인 디지털 시장법과 유사하다”며 “중국 주요 디지털 대기업은 제외하면서 미국 기업들을 과도하게 겨냥해 중국공산당의 이익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3월 초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발간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는 온라인 플랫폼법을 차별적 규제라고 언급했으며 7월 초에는 미국 공화당이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에게 온라인 플랫폼법이 한국의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미국 의회가 문제 삼는 것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규율하는 독점규제법이다. 독점규제법이 시행될 경우 미국 주요 플랫폼 기업이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에 관세 협상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플랫폼 입점 업체 수수료 상한선을 정하는 공정화법 역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배달 앱을 먼저 규제하고 상한제 규율은 별도 법으로 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등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한국에 보낸 상호 관세 서한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한국의 관세를 올리기로 결정한다면 당신이 관세를 얼마나 올리기로 선택하든 우리가 부과한 25%에 그만큼이 더 추가될 것”것이라고 언급하며 보복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플랫폼법은 관세를 더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법을 무역 보복으로 보고 관세를 올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내 플랫폼법 입장에서 온라인 플랫폼법 입법이 미뤄지는 것이 일장일단이 있다. 국내 플랫폼 업계는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 악화와 해외 플랫폼 역차별 등을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을 반대해 왔다. 특히 최근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 플랫폼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미국 측과 입장이 동일하다.
이미 국내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등과 다르게 중국 플랫폼은 자본 규모는 국내 기업보다 크지만 점유율은 아직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을 계기로 빠르게 입지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 과정에서 미국 기업의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입법이 이뤄진다면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플랫폼 관계자는 “미국 압박이 없을 때도 해외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미국 플랫폼은 봐주는 식으로 간다면 국내 플랫폼만 잡는 법이 될 수도 있다”며 “안 그래도 중국 플랫폼과 경쟁이 힘든데 역차별 법안까지 생기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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