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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하 ‘내란 특검’)이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를 방문 조사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국과의 통모’ 혐의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25일 경기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 본부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임종방 육군 준장(정보사령관 직무대리)과의 면담을 통해 추후 조사 일정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수일 간의 현장 조사를 예고했고, 정보사 측은 이에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 확보를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정보사가 실질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다. 형법상 외환유치죄는 외국과 통모해 대한민국에 적대 행위를 하거나 전란을 유도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팀은 특히 지난해 11월 정보사 요원 2명이 몽골 울란바토르 주몽골 북한대사관과 접촉을 시도하다 몽골 당국에 체포된 사건과 비상계엄 사태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직접 요원들의 신원을 확인해 추방 조치로 귀국시킨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보사 차원의 사전 인지 및 승인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같은 시기 문상호 전 사령관의 대만 출장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은 문 전 사령관이 대만 측에 ‘계엄 지지’를 요청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비상계엄에 대한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또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업무 수첩에 기재된 ‘국지전 유도’라는 문구가 특검의 주요 증거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수첩은 지난해 정보사 내부회의와 작전 검토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전해지며, ‘국지전 유도’는 단순한 군사 상황 보고나 시나리오 차원을 넘어, 실제 충돌을 유도하거나 무력 도발을 끌어내려는 지시 혹은 의도를 반영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특검은 정밀 분석 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메모는 “국지전을 유도해 계엄 명분 확보”라는 취지의 다른 기록들과 함께 존재하며, 비상계엄 선포 이전 단계에서 북한과의 제한적 충돌을 일으켜 국민적 불안과 긴장 상황을 조성하려 했던 정황을 뒷받침하는 간접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이 실제로 ‘국지전 유도’를 지시했는지, 또는 상부로부터 하달된 기획에 따른 행동이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환죄 혐의와 직결될 수 있다. 특히, 해당 메모가 정보사 단독의 판단이 아닌 청와대 또는 국방부의 컨트롤 하에 이뤄졌다면, 이는 계엄 음모 전체를 하나의 구조적 시도로 보는 데 핵심적인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을 직접 소환해 수첩 작성 경위, 상부 보고 여부, 당시 작전 회의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입증을 위한 또 하나의 수사는 이른바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다. 특검은 국방과학연구소와 드론작전사령부, 합참 작전본부 등을 대상으로 한 강제수사를 진행했으며,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 김명수 합참의장 등 고위 군 관계자들을 잇달아 조사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합참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작전 수행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확보된 가운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평양 무인기 작전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의 명분을 확보하려 한 정황이 있는지 여부를 정밀 추적 중이다.
외환 혐의 함께, 내란 혐의 수사 본궤도
외환 혐의 수사와 더불어, 내란 혐의 수사도 본궤도에 올랐다. 특검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9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과 계엄 해제 당일의 안가 회동, 허위 해명에 따른 위증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역시 허위 계엄문건 작성과 폐기 지시, 윤 전 대통령·김용현 전 장관과의 공동 서명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 자택과 공관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조만간 두 번째 소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계엄 해제 표결 전 통화 정황도 수사의 영역에 포함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 직전 추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과 연락한 것으로 확인되며, 표결을 저지하려는 시도였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현재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일반 이적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외환유치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실행 단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예비·음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어 법리 검토가 활발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 임의 출석(6월 28일, 7월 5일)해 조사를 받은 바 있으나,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다. 특검은 “현 단계에서는 추가 소환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관련 진술과 물증 확보 후 향후 소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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