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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접근금지’ 경고 담벼락 안에 살아요”
“‘위험 접근금지’ 경고 담벼락 안에 살아요”
[아찔! 노후아파트<5>]-신길 남서울아파트…균열에 비도 눈도 새 ‘재건축 첫걸음’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4-12-04 00:03:48
‘뉴타운(New Town)’은 1946년 영국의 ‘신(新) 도시법’에 따라 건설된 도시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영국의 이 개발정책이 높게 평가되면서 뉴타운이란 용어는 대도시 주변에 건설되는 대규모 주택단지를 일컫는 뜻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고려 없이 주택중심으로만 추진돼온 난개발을 해소하기 위해 ‘기성 시가지 재개발 방식’을 표방한 뉴타운 개발이 진행됐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 전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2002년 길음·은평·왕십리 3곳을 시범지구로 지정하며 대대적인 뉴타운 사업에 착수했고 현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 2005년 12월 ‘3차 뉴타운’에 포함된 ‘신길 뉴타운’ 지구는 2006년 10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사업면적은 영등포구 신길동 236번지 일대 146만9404㎡이며 총 16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10·13구역은 재건축사업, 그 외 14개 구역은 재개발사업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남서울아파트가 위치한 ‘신길 뉴타운 10구역’은 완공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분양에 들어간 다른 구역과는 달리 유독 진척이 느린 곳이다. 남서울아파트는 지난 2005년 12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으며 ‘재난위험시설’로 등재된 노후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재건축사업 추진이 늦어져 건축연령만 늘어가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아찔! 노후아파트’ 시리즈 다섯 번째로 신길동 남서울아파트를 다녀왔다.


 ▲ 지난 1974년 12월 입주를 시작해 올해로 건축연령 40년을 맞은 남서울아파트는 외벽이 갈라지고 담벼락이 무너지고 있는 노후화된 아파트다. 신길뉴타운 10구역에 속한 이곳은 현재 주변 주택가와 함께 재건축의 발판을 떼기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스카이데일리

영등포구 신길동은 도림동, 영등포동, 대림동, 여의도동, 동작구 대방동 등과 경계하는 서울 서남부 지역이다. 영등포역과 시흥대로를 잇는 신길로를 중심으로 약 12만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신길로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신풍역 주변은 뉴타운 사업계획에 따라 ‘신길 한화 꿈의 그린 아파트’가 완공된 상태이며, ‘래미안 영등포 에스티움’도 2017년 3월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외벽 균열로 인한 누수 심각…세입자들, 안전문제 초월
 
신풍역 바로 위쪽 ‘신길10주택재건축’ 구역에 포함된 5층 13개동 518세대 규모의 남서울아파트는 54㎡(약 17평), 65㎡(약 20평), 72㎡(약 22평)의 면적으로 구성돼있다. 지난 1974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건축연령 40년의 노후화된 아파트로, 지난 2005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다.
 
이 아파트의 건물 외벽은 곳곳에 균열이 가있고 수차례 그것을 보수했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목재로 된 동 출입구와 층계손잡이, 그리고 낡은 주민게시판 등이 이곳의 노후화 정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신길로 변에 자리한 12·13·14동의 1층에는 상가가 들어서 있었다. 생활밀착형 업종들인 미용실, 슈퍼, 음식점, 세탁소, 부동산 등이 주를 이뤘고 자동차공업소와 중장비 대여업체의 사무실도 눈에 띄었다.
 

 ▲ 외벽의 균열과 이를 보강한 흔적이 가득한 남서울아파트의 12·13·14동의 1층은 생활밀착형 업종의 상가들이 즐비했다. ⓒ스카이데일리 

상가가 밀집한 이 3개동의 외벽 균열은 타 동들에 비해 다소 심해 보였다. 그러나 점포 관계자들은 대부분 “위험하다고 들었지만 어쩌겠느냐”는 식으로 말해 안전 문제에 초월한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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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노후화로 인한 여러 가지 애로사항 중 누수현상을 첫 손에 꼽았다. 한 주민은 “외벽에 생긴 균열을 통해 비가 수시로 새들어 온다”면서 “겨울철 눈이 많이 오는 날에도 물이 샐 정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비나 눈으로 인한 누수뿐만 아니라 낡은 수도관이 터지는 일도 부지기수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남서울아파트 약 70% 가량은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주차가 용이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 탓에 주민들이 그냥 참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너져가는 담벼락…전문가 “이웃한 아파트 공사 현장 영향”
 
남서울아파트에서 발견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이사항은 담벼락에 설치된 철제 빔 지지대였다. 이 아파트단지 담벼락은 인근 주택가와 경계가 되는 신풍로 7길을 따라 설치돼있다. 신풍로 7길을 기준으로 서쪽이 남서울아파트이고 동쪽은 래미안 영등포 에스티움의 공사현장이다.
 

 ▲ 담벼락이 기우는 이곳 남서울아파트는 현재 지지대를 통해 더 이상의 붕괴를 막는 모습이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측정한 결과 담벼락은 평균 7~10도 내외로 아파트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심각한 곳은 약 14도의 기울임이 측정됐다.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가 남서울아파트의 담벼락을 조사한 결과 담벼락이 평균 7~10도 정도 아파트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심각한 곳은 약 14도의 기울임 현상을 보였다.
 
아파트 건물은 담벼락과 3~10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건물과 담벼락 간 거리가 짧은 곳은 철조망으로 출입을 통제한 상태이며, 다소 거리가 있는 공간은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 한 토목 전문가는 “해당 지역 지반 및 지하수 조사 등 정밀조사를 거쳐야 보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겠지만 폭이 5m인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아파트 공사장의 영향으로 담벼락이 붕괴되는 것 같다”며 “담벼락을 받친 지지대는 붕괴현상을 완화시켜주고 있을 뿐 이를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공사현장의 경우 터파기 공사 뒤에는 지하수 유출을 피할 수 없다”며 “아파트와 공사장 간의 거리가 가까워 지하수가 유출되면서 담벼락의 지지기반을 약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제 막 재건축 발걸음 뗐는데 벌써부터 호가 뛰어
 
남서울아파트가 속한 신길 뉴타운 10구역은 조합원 646세대(남서울아파트 518세대, 상가 47세대, 일반 81세대)로 구성돼 있다. 과거 이곳은 개발이익을 두고 남서울아파트와 단독주택 주민들 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지역이었다.
 
 ▲ 재건축 진행 소식에 각각 2억원(54㎡, 약 17평), 2억3000만원(65㎡, 약 20평)을 밑돌던 시세는 현재 각각 2억5000만원, 2억7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이제 시작도 못했는데 괜한 헛바람이 든게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6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곳을 찾아 조합원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촉진계획 수립을 약속하고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의 중재로 갈등이 봉합되며 주민들 사이에서 재건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견을 보인 신풍역 인근 일부 세대(남서울아파트 남쪽 단독주택지역)는 결국 제외됐고, 이후 새로운 구역지정을 통해 지난 9월 촉진계획변경안을 수립해 주민공람공고에 들어간 상태다. 변경된 계획안을 살펴보면 용적률 298.4%를 적용받아 향후 887세대(조합원 646세대, 임대 66세대, 일반분양 175세대)의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내년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통과와 조합설립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신길 뉴타운 10구역의 지가는 점차 상승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남서울아파트 54㎡(약 17평), 65㎡(약 20평)의 시세는 각각 2억원, 2억3000만원을 밑돌았으나, 주민공람공고에 들어가고 재건축 훈풍이 작용해 현재는 각각 2억5000만원과 2억7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소식으로 집주인들 사이에서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높이는 경우가 다반사다”며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지역에서 벌써부터 헛바람이 들고 있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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