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기기가 아닌 편의점에서도 현금 출금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1만원 상품을 산 뒤 5만900원을 결재하면 4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900원은 수수료(시범 서비스기간 적용)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일부터 신세계그룹 편의점 ‘위드미’가 시범서비스에 나선다. 전국 16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 운영을 실시 한 후 본격 시행에 발맞춰 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점포들을 중심으로 ‘캐시백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드미 측은 국민·신한·우리은행 등과 제휴협약을 맺고 이들 은행의 ‘현금IC카드’와 ‘체크카드’를 보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캐시백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가능 매장은 가맹점주들이 희망하는 매장들이다. 정부는 이를 시작으로 내년 1분기에는 다른 편의점 업체들과 마트 등을 대상으로 가맹점 모집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용카드까지 그 기능을 확장시킨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이를 시행해야 하는 일선 편의점 업계와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다소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또한 대형편의점 업체들을 중심으로 참가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착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융당국의 캐시백서비스 도입 발표를 현장에서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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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은 최근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캐시백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오는 20일부터는 위드미 편의점을 시작으로 시범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용한도는 한 계좌 당 하루 한 번 10만원으로 정해졌다. ⓒ스카이데일리
ATM 위주의 현금인출채널 운영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고 금융권 현금인출서비스 혁신을 촉진한다는 취지 그리고 ‘제2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의 일환으로 당국이 추진 중인 캐시백서비스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내용을 두고 필요성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일부 대형 편의점 업체들은 해당 서비스 도입에 ‘반대’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상태다. 자연히 서비스 도입을 실행하는 편의점 수도 당초 예상보다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캐시백 서비스를 실시해야 하는 편의점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높다. 시행 시 1일 1인 캐시백 가능 상한선은 존재하지만 자연히 편의점 측의 현금보유량이 늘게 되므로 범죄의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감에서다. 일선 편의점마다 ATM기기가 설치된 만큼 불필요한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점유율 70% CU·세븐일레븐 “캐시백 안 한다”…금감원 “수수료 인하 첫 단추”
▲ 금감원은 “외국에서도 이미 시행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편의점 업계 점유율 70%에 달하는 CU와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김용태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는 첫 단추다”고 말했다.
현행 ATM기기를 운영하기 위해 현금을 관리하고 운송하는 비용 등이 많이 드는데 편의점 포스(POS, 금전함이 있는 판매 관리 시스템)단말기를 사용하면 이 같은 유지비를 절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 등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캐시백 도입으로 다양한 채널로 현금인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발생해 수수료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현재 은행들은 ATM운행에 드는 비용 등을 이유로 수수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비교적 낮은 가격에 캐시백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은행 등 ATM 전반의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 또한 캐시백서비스가 전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도입해야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다른 목소리다. 스카이데일리가 확인한 결과 금감원이 위드미에 이어 오는 11월 말께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한 GS25 역시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낸 가운데 보광리테일 ‘CU’와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GS리테일 측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일뿐이며 우리가 왜 시범운영 대상 업체 목록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 중이다”고 전했다.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업계 1위 CU와 세븐일레븐은 아예 “동참하지 않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업계 관계자는 “CU와 세븐일레븐 두 업체는 계열사를 통해 편의점 내 ATM기기를 운영 중이며 자연히 캐시백서비스가 이익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에 참여를 꺼리는 것이다”면서 “결국 최소 70%의 편의점이 동참하지 않는 가운데서 정부의 이번 정책이 실효성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팀장은 “지난해 1월부터 6개월 간 편의점에 설치된 ATM을 통해 인출된 평균 건수는 13건에 불과하며 8건 미만인 곳도 전체의 65%에 달한다”며 “거래건수가 저조한 곳일수록 ATM 기기를 철수하고 캐시백서비스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저조한 ATM 인출 현황이 카드사용 활성화 때문이 아니겠느냐란 질문에 대해서는 “현금사용량은 줄고 있지만 일정 수준의 현금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 통에 돈 쌓아두고 맘 편히 장사 하겠는가” 불안감 내비친 일선 편의점주들
캐시백 서비스가 본격 도입될 경우 이를 직접 서비스 하게 될 일선 편의점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캐시백서비스 시행 시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만큼 현금보유량이 늘어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데다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 점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그렇치 않아도 범죄의 표적이 돼 왔다.
시범운영을 앞둔 위드미의 경우 희망하는 편의점에서만 서비스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자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위드미 수 곳을 방문해 점주들을 만나본 결과 이들은 하나 같이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주된 반대 이유는 이용률이 낮아 ATM마저 철수하는 가운데 캐시백서비스를 도입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새벽시간대 카운터를 맡으려는 이들이 없는 가운데 캐시백서비스를 도입하게 될 경우 더 큰 인력난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했다.
▲ 편의점주들은 캐시백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점주들은 이구동성 캐시백을 도입하면 현금을 그만큼 많이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스카이데일리
점포주 A씨는 “때때로 술취한 이들이 현금인출이 안 된다며 기기를 발로 차는 등 소동을 벌이곤 하는데 캐시백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잦은 시비에 휘말릴 것 같아 불안해서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대로변이 아닌 주택가 골목길에 위치한 위드미 편의점에서 근무한다는 B씨는 “점주는 근무자들에게 포스(POS)에 항시 현금이 많이 없게 하라고 지시한다”며 “10만원 안팎의 현금을 제외한 여분의 금액을 금고에 보관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C씨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가뜩이나 강도 등의 범죄를 두려워하는 업주들이 캐시백서비스를 도입하겠느냐”면서 “일하는 입장에서도 즉시즉시 내줘야 할 현금이 늘어나는 것이 달갑지 않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편의점들이 오전에 20~30만원 가량을 보유한 뒤 저녁이 되면 100만원 이상 포스(금전함)에 채워지는 구조가 아니겠느냐”면서 “캐시백을 시행할 경우 이 돈을 빼 손님에게 나눠주게 됨으로 포스에 둬야 할 현금보유액이 오히려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답해 현장과 거리감 있는 인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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