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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지리산 공기 판매 논란
대기오염 공포 노린 돈벌이 ‘현대판 봉이김선달’
공기캔 시판 초읽기…품질·가격 논란, 위화감조성 등 잡음 무성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13 17:05:30
대기오염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등 대도시의 경우는 정도가 특히 심하다. 현 시점에서 공기가 깨끗한 산간지역을 보유한 한 지자체가 공기 판매 사업을 시도해 여론의 이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경상남도 하동군이다. 하동군은 지난 3월 ‘공기캔’ 사업 계획을 밝히고 공장을 지었다. 사업은 순탄하게 진행돼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으로 제품 시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하동군의 결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대기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감을 이용해 돈벌이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공기캔 품질을 입증할 만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지역 간에 불협화음 발생 가능성도 제기돼 넓게는 사회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하동군의 공기캔 사업 추진으로 촉발된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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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캔은 산간 등지의 깨끗한 공기를 캔에 담은 제품이다. 이미 시판되고 있는 산소캔과는 성격이 다르다. 산소캔은 90%이상의 순수 산소가 들어간 캔으로 주로 의료용 등으로 사용되는데 반해 공기캔은 기체의 구성비가 일반적인 공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에 위치한 공기캔 제조 공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한 지자제에서 공기캔 판매를 시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인공은 경상남도 하동군이다. 공기캔은 말 그대로 상대적으로 깨끗한 산간 등지의 공기를 캔에 담은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기캔은 중국, 캐나다, 호주 등 외국에서는 판매돼 왔으나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공기캔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캐나다의 ‘바이탤러티 에어’와 호주의 ‘그린 앤 클린’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탤러티 에어는 캐나다 록키산맥의 공기를, 그린 앤 클린은 호주 태즈매니아, 블루마운틴 등의 공기를 각각 캔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우리국민 대다수는 하동군의 행보에 언짢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역이 공기의 품질을 증명할 만한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돈벌이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역 간에 불협화음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하동군의 사례를 계기로 각 지자체 간에 이기적 행보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기오염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의 공분과 각 지자체의 이권이 부딪혀 결국 사회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일부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지리산 공기담은 ‘지리에어’ 시판 준비…국민 위기감 이용한 ‘돈벌이’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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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 하동군은 지난달 30일 공기캔 생산공장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공기캔 생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하동군이 생산할 공기캔의 이름은 ‘지리에어(JIRI AIR)’다. 말 그대로 지리산의 공기를 담았다는 의미다. 지난 3월 하동군이 하동바이탈러티에어를 설립해 공기캔을 생산·판매한다고 밝힌 지 약 4개워려 만이다.
 
하동바이탈러티에어는 하동군 산하기관인 ‘하동녹차연구소’와 ‘바이탈러티 에어’, ‘SL바이오테크’ 등이 각각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바이탈러티 에어는 캐나다의 공기캔 제작 업체이며 SL바이오테크는 ‘뉴트리코어’라는 브랜드를 가진 유통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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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국내 공기관련 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국내 공기관련 산업 규모는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미세먼지에 싸인 서울시내 ⓒ스카이데일리
 
하동바이탈러티에어에서 밝힌 공기캔 소비자 판매가격은 8L들이 1캔에 1만5000원 선이다. 공기캔은 뚜껑 속 내장된 인공호흡기 모양의 마스크를 꺼내 코에 대고 공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1초 한번 숨을 내쉰다고 가정했을 때 총 160번 가량 마실 수 있는 양이 담겨 있다.
 
지리에어의 유통을 맡은 SL바이오테크의 박보람 실장은 “지리에어는 7월 중순부터 시판 될 예정이다”며 “구체적인 시판일자와 계획에서 대해서는 내부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다”고 대답을 피했다.
 
하동군의 공기캔 판매 행보에 국민 대다수는 적지 않은 거부감을 나타냈다. 우선 공기의 품질을 측정할 만한 정확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점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돈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의료용으로 시판되고 있는 산소캔의 경우 순수 산소가 90%이상 들어가 있다.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 있는 셈이다. 반면 공기캔은 구체적인 품질기준이나 규정이 전무하다. 기체 구성비가 일반 공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질의 경우도 대도심과 차이가 있겠지만 그 외 지역과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논란도 불거져 나왔다. 재료 원가가 전혀 들지 않는 공기를 단순히 캔에 담은 상품인데 리터당 가격은 1500원 안팎으로 휘발유보다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이용한 고도의 상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서울에 거주 중인 김승배(82·남)씨는 “민간 기업도 아니고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장사를 하는 것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며 “아무리 지역 홍보가 목적이라지만 대도시 시민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수익을 챙기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박남규(30·남) 씨는 “지역 홍보가 목적이면 가격을 그렇게 비싸게 책정할 이유도 없지 않나”며 “단순히 공기 담은 캔을 고가에 파는 것은 미세먼지 이슈에 편승한 약탈적 마케팅이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전국 각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도시와 농촌 간에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분열 운운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기캔 판매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김대규 하동군청 환경보호과 주무관은 “하동군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하동녹차연구소 라는 산하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며 “대도시 시민들이 공기 캔을 보고 공기캔의 원산지인 하동으로 많이 관광오기를 바라라면서 생산하는 일종의 미끼상품이다”고 말했다.
 
시판 앞두고 아무도 없는 생산 공장…하동군민 “예산낭비 아니냐”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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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바이오테크에 따르면 이번 달 중으로 전국의 약국을 중심으로 의신마을에서 생산된 공기캔이 시판 될 예정이다. 시판될 공기캔의 이름은 지리산의 공기라는 의미를 지닌 ‘지리에어(JIRIAIR)’(사진)로 정해졌다. [사진=하동군]
 
스카이데일리는 공기캔 지리에어 생산 공장을 직접 찾았다. 지리에어 공장은 경상남도 하동군 의신마을에 위치해 있다. 의신마을은 제일 가까운 도심인 하동군 하동읍으로부터 약 30km가량 떨어진 깊은 지리산 산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다.
 
하동군 예산안에 따르면 하동군이 하동녹차연구소를 통해 공기캔 사업에 출연한 금액은 총 3억원이다. 공기캔 생산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셈이다. 하지만 정작 방문한 공장의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비친 공장내부에는 ‘지리에어’라고 적힌 캔과 종이박스만이 보였다.
 
황병욱 하동바이탈러티에어 대표는 “의신마을에 위치한 공기캔 공장에서는 하루에 약 1200개 가량의 공기캔을 생산 할 수 있다”며 “현재는 시판 준비를 앞두고 필요한 만큼의 생산을 마쳐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고 말했다.
 
공장이 위치한 의신마을 주민들과 하동군 주민들 역시 하동군에서 추진하는 공기캔 사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공기캔 사업은 지역에 대한 비판 여론만 조성할 뿐 정작 지역민들에게는 하등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의신마을에 거주하는 나복남(73·여) 씨는 “공기가 그만큼 좋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기쁘긴 하지만 마을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공장도 일시적으로 가동되긴 했지만 오랜 기간 멈춘 점에 비춰볼 때 결국 예산만 쏟아 부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동군 하동읍에서 15년간 거주한 이승훈(62·남) 씨는 “공기캔을 생산해 지역을 홍보한다는 발상이 우습다”며 “차라리 공기캔 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산을 다른 곳에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대규 하동군청 주무관은 “공기캔사업은 우리가 ‘탄소 없는 마을’사업을 추진하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환경상품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며 “순수하게 관광객을 이끌기 위한 홍보 효과만을 바라보고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의 성패는 크게 의미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태동 강릉원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그동안 종종 공기캔 사업 추진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국민적 반감 여론과 품질 문제 때문에 막상 현실화 된 사례는 드물다”며 “아직까지 좋은 공기의 효과와 품질에 대한 객관적 지표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불량제품이 쏟아져 나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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