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체 국면을 맞은 우리 산업의 성장도모를 위해 정부의 일류브랜드 육성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를 잇는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브랜드’란 특정 제품 또는 서비스를 식별하는데 사용하는 명칭·기호·디자인 등을 일컫는다. 당초 우리 사회에서는 흔히 ‘메이커’란 의미로 통용된 개념이다. 인기만 좋다고 최고의 브랜드가 될 수 없다. 품질만 우수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두 요인 모두를 소비자들에 충족시키는 브랜드가 일류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1925년 업종별로 1위를 차지한 브랜드들이 60년 뒤에도 각 분야 1위를 기록할 확률은 90%에 달한다. 한 번 소비자들에 각인된 브랜드가치가 세대를 거쳐도 유효할 뿐 아니라 동시에 막대한 수익을 담보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끔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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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세계 100대 브랜드를 발표하는 미국의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브랜드가치를 지닌 곳은 애플로 조사됐다. 전체 가치는 1841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6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어 구글(1417억달러), MS(799억달러), 코카콜라(697억달러), 아마존(647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 미국 기업이 싹쓸이했다.
6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 삼성전자(SAMSUNG)가 차지했다. 미국기업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562억달러(약 63조원)였다. 전년의 518억달러 보다 9% 상승한 금액이다. 도요타(7위·502억달러), 페이스북(8위·481억달러), 벤츠(9위·478억달러), IBM(10위·468억달러) 등은 삼성전자 보다 순위가 낮았다.
2011년 만해도 17위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1위에 오르며 껑충 뛰었다. 이듬해 9위에 오르며 10대 브랜드 반열에 오른 뒤 한 계단, 한 계단씩 상승하다 지난해 6위라는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스마트폰 외에도 애드워시 세탁기,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타 가전제품에서도 세계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은 점 등이 높게 평가됐다.
현대차의 경우 자율주행·커넥티비티기술 등을 발전시키며 미래 이동수단 구현을 위한 노력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다. 기아차의 경우 다양한 혁신이 브랜드 가치상승의 원인으로 꼽혔다. 그동안 주효했던 차량 디자인 개선책과 더불어 퍼포먼스세단 ‘스팅어’, 브랜드체험공간 ‘비트360’ 등을 통해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이미지가 브랜드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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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총 51개 브랜드를 배출하며 100대 브랜드를 가장 많이 선보인 국가로 꼽혔다. 이어 독일(10개), 프랑스(8개), 일본·영국(이상 6개) 등의 순이었다. 3개 브랜드를 순위에 올린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이탈리아 등과 함께 6위를 기록했다. 각국 브랜드 가치총액 부분에서는 761억달러를 기록하며 미국·독일·일본·프랑스 등에 이어 5위에 랭크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정수준 이상의 반열에 오른 브랜드가 쉽사리 소비자들의 뇌리에 잊히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00대 브랜드의 순위변화를 통해 어떤 분야의 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는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100대 브랜드의 가치상승률 3위권 내 이름을 올린 기업은 △페이스북(15위→8위) △아마존(8위→5위) △어도비(63위→56위) 등이었다. 각각 48%, 29%, 19% 등의 상승폭을 보였다.
100대 브랜드의 산업군별 가치비중을 보면 기술(테크놀로지)관련 업계가 전년에 비해 1개 증가해 총 15개 이름을 올렸다. 총 6752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집계됐다. 100대 브랜드 가치 총합의 36%에 달하는 수치다. 2위는 자동차브랜드였다. 브랜드 수는 기술 분야보다 하나 많은 16개였으나 가치총합은 2668억달러에 불과해 기술관련 브랜드 총합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이 속한 국가가 대부분 선진국이라 불리는 곳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브랜드가 단 3곳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가 많다. 장기적 관점에서 결국 기업 브랜드가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기업 옥죄기’ 일색인 정부 정책들이 경쟁력재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기업 브랜드 가치 육성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브랜드가 추산한 올해 우리나라 50대 브랜드의 가치총합은 146조원이다. 전년(136조원)대비 7.6% 증가한 수치지만 상위 3개 브랜드(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의 가치가 85조9억원에 달한다. 전체의 58.2%에 달하는 수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브랜드전문가는 “내수시장에서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선전은 아무래도 세계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며 “일례로 10위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하긴 했지만 최근 발표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순위를 보면 세계시장의 높은 벽을 새삼 느끼게 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영국 파이낸스가 발표한 ‘2018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치’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이니스프리·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들은 각각 29위·31위·39위에 이름을 올렸다. 설화수·이니스프리는 각각 한 계단 세 계단 순위가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라네즈는 4계단 하락했다.
상위 20위까지의 브랜드들은 미국과 프랑스가 양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존슨즈를 비롯해 질레트(3위), 뉴트로지나(4위), 크리니크(8위), 팬틴(9위), 에스티로더(12위), 헤드앤숄더(17위), 맥(19위), 올레이(20위) 등이 미국 브랜드였다.
프랑스 브랜드로는 로레알(2위), 샤넬(6위), 겔랑(7위), 가니어(11위), 클라란스(13위), 크리스찬 디올(15위), 메이블린(16위), 랑콤(18위) 등이 있었다. 20위 내에 진입한 미국·프랑스를 제외한 브랜드로는 독일의 니베아(5위), 영국의 도브(10위), 일본의 시세이도(14위) 등이 존재했다.
브랜드 전문가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미비한 상황에서 결국 소비자의 마지막 선택은 뇌리에 각인된 브랜드임을 정부가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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