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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외국계기업 횡포
한국경제 뿌리째 흔드는 애플·엘리엇 “정부 뭐했나”
고객충성도 업고 이통사 괴롭히는 애플…협박·강압 일삼는 엘리엇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6-28 00:11:36
‘갑(甲)질’이 사회의 화두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마치 릴레이를 하듯 특정 기업 또는 오너 일가의 안하무인격 행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슈로 떠오른 기업은 가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불매운동이 이어졌고 기업 이미지가 추락했다. 심각한 경우엔 검찰 등 사정당국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최근 한진그룹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에 대한 외국계 거대자본의 갑질 사례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송두리째 흔드는 경우도 적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스카이데일리가 외국기업·자본으로부터 피해 입은 우리 기업의 사례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높은 고객충성도를 자랑하는 애플은 아이폰텐(아이폰X) 출시 과정에서 제품광고를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부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징금 부과를 위해 애플 측에 입장청취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스카이데일리
 
외국계 거대자본의 갑질 횡포에 가까운 국내 기업 흔들기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정부 차원의 대처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국내 기업·자본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지는데도 뒷짐만 진 채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거대 자본의 국내 기업 흔들기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곳이 애플과 엘리엇이다. 애플의 경우 그간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에 자사 휴대폰광고를 떠넘기는 등 횡포를 일삼아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공정위)가 지난 4월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이동통신업계의 중론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이양작업에 나선 기업들을 먹잇감삼아 상대를 위협하고 보유지분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이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수차례 보여왔다. 다른 기업들도 엘리엇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상품 팔아도 광고는 너희가 해라”…국내 이동통신사 쥐고 흔드는 애플
 
고객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시리즈의 제조사 애플은 지난 2009년 11월 아이폰3GS 모델을 필두로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 기업들의 경쟁 심리를 자극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고객들의 충성도를 악용해 온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광고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광고비 전가가 꼽힌다. 애플은 과거 KT와 손을 잡고 국내 시장에 아이폰 모델을 선보였다. KT는 아이폰 수요를 대거 자사 가입자로 흡수하는 효과를 누렸다. 2011년 2월 SK텔레콤은 아이폰4와 아이패드2의 출시를 결정지었으며 LG유플러스도 아이폰6부터 아이폰 판매를 시작했다.
 
속속 KT 독점판매가 깨지기 시작하면서 통신업계는 그야말로 전쟁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게 된다. 운용체제 iOS를 탑재한 아이폰 사용자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체계가 적용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를 꺼려한다는 점에서 한정된 이용자들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 애플은 2009년과 2011년, 2016년에 걸쳐 각각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판매계약을 맺고 아이폰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은 까닭에 번호이동 고객을 잡아야 하는 국내 이통사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애플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은 아이폰텐(아이폰X) [사진=애플]
 
아이폰 판매에 첫 발을 내딛은 업체들은 기존 통신사 번호이동 유치에 열을 올렸고 기존 사업자들은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쏟아냈다. 그러다 통신 3사 모두 아이폰 판매가 가능해진 뒤로는 서로 뺏고 뺏기는 고객유치전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폰을 공급하는 애플과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으로 전락하고야 말았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적용된 갤럭시 등에 비해 아이폰 점유율이 높다고 볼 순 없으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려면 아이폰 판매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업계는 다소 불공정하더라도 애플 측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할 수 없는 구조에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동통신 업계가 거절할 수 없던 애플의 요구는 바로 ‘광고’였다. 자사의 로고를 짧게 노출한 채 애플 제품의 기능광고에 치중한 광고를 송출하면서 사실 상 애플광고를 대납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지난해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텐(이하·아이폰X) 출시와 맞물려서는 관련 광고비용 전액을 통신사가 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조사·이통사가 함께 부담해 온 단말기 지원금도 애플이 부담하지 않으면서 아이폰 이용자들은 다른 스마트폰 이용자들에 비해 다소 비싸게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애플은 고객의 충성도를 악용해 국내 기업들에 마케팅 부담을 강요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갑질 논란을 일으킨 애플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지난 4월 밝힌 바 있다. 관련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애플코리아에 발송하고 애플 측 입장을 청취한 뒤 최종 제재하겠다는 게 공정위의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다 강도 높은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 경제기둥 삼성·현대차 노린 엘리엇…“교묘한 경영권 흔들기 언제까지”
 
‘엘리엇’은 최근 3년 간 국내 재계서 꾸준히 거론돼 온 헤지펀드다. 2014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그룹 경영권을 위협한 전례가 있던 엘리엇은 최근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 간 합병까지 무위로 그르치게 한 장본인으로 꼽힌다.
 
두 경우 모두 각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중추적인 전략에 재를 뿌려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에게도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지펀드들은 일반 펀드보다 큰 차입비중을 갖고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며 때론 국가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여론의 중론이다.
 
▲ 현대자동차그룹(사진·양재본사)은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부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바탕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다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방해로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엘리엇은 3년 전에도 삼성그룹을 상대로 비슷한 일을 저질렀다. ⓒ스카이데일리
 
과거 1997년 IMF외환위기의 불씨를 당긴 태국 바트화 폭락사태 역시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에서 바트화를 대량으로 공매도 하면서 빚어진 일종의 연쇄효과였다. 국내에 위협으로 자리하고 있는 엘리엇의 경우 지난 2013년 채무 탕감된 아르헨티나 국채를 구입한 뒤 아르헨티나 재무구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전액 상환을 요구하면서 유명세를 떨친바 있다.
 
엘리엇은 현재도 아르헨티나 군함을 압류하고 각종 정책 등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악명을 떨친 엘리엇이 2014년 이후 속속 우리 정부와 기업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잦아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삼성 합병의 판결을 두고 우리 정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국민 혈세까지 노리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엘리엇과 같은 헤지펀드들의 국내 산업자본 공격은 외국인 투자자본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일종의 자연스런 부작용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그 위협의 강도가 매우 높다는 게 문제다”면서 “이럴수록 우리 정부와 기업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함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법무부가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경영권 자체를 흔드는 내용들이 적지 않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2013년 무산된 이유도 이 때문인데 소액주주 등의 권리보호를 위함이란 취지를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우리 산업의 근간과 자본이 위협받는 마당에 확실한 보호 장치 없이 무작정 추진한다는 것은 위협을 키우는 꼴이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사외이사 선임제한 △다중대표소송 등 13건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집중투표제는 1주 당 이사 후보자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사후보가 4명이라면 1주당 4표가 주어지고 이를 특정 후보에 모두 투표할 수 있게 된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은 이름 그대로 이사와 감사위원을 분리해 운용하고 감사위원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집중투표제와 더불어 1주 당 1의결권을 행사하는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외국 자본의 경영권 위협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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