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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개선안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은 사회주의·공산주의 정책”

재개발 사업성 악화에 추진동력 상실 우려…“공공업무 민간에 떠넘기는 꼴”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26 16: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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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가 발표한 ‘2019년 주거종합계획’에는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개선안이 담겼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 의무비율을 현행 15%에서 최대 30%까지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용적률 확대 등의 이른 바 ‘인센티브’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입장에선 혜택 없이 뺏기는 것만 많아진 셈이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개선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업성과 속도가 생명인 재개발에서 임대 비율 상향은 이들 두 가지 모두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올해 안에 개선안을 추진한다고 밝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전 단계에 머물러있는 재개발 단지에서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개선안에 대한 재개발 조합원들과 부동산업계 등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국토교통부가 재개발 구역 내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상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안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이해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추진하기 어려운 재개발을 더 어렵게 하는 결정이라며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흑석11구역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2019 주거종합계획’을 둘러싸고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재개발 사업 대상지 내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 등 재개발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가로막는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주거정책이 도를 넘은 사유재산 침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사실상 재개발 하지 말라는 소리…집 가진 서민 죄인 취급 도 넘었다”
 
현행 ‘도시·주거환경정비법’에는 재개발 사업 추진 시 의무적으로 건설해야 하는 임대주택을 ‘건립 가구 수의 30% 이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시행령에서는 ‘15% 이내’로 완화돼 실행되고 있다.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의무비율을 정하고 있다.
 
지자체별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서울이 10~15%, 경기·인천 5~15%, 이외 지방은 5~12% 등이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시행령을 개정해 서울과 경기·인천 의무비율 상한선을 2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추가 부과 범위도 구역 특성에 따라 10%p까지 상향할 수 있도록 해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최대 30%까지 적용 가능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안에 개선안 통과 및 지자체 조례 개정을 마친 후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 재개발 구역부터 상향된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적용된다. 재개발 조합 중 개선안 개정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현재 조합을 설립하고 건축심의 통과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노량진5구역 이정하 조합장은 “내달 서울시에서 건축심의가 열릴 예정이다”며 “2016년 2월 조합이 설립된 이후 촉진 계획 변경이 몇 년에 걸쳐 이뤄졌고 이제야 건축심의가 구를 거쳐 시에 들어간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임대주택이 130세대로 약 17% 정도 수준이다”며 “재개발은 시간 싸움이라 여겨 15%를 넘는 비율에도 눈감고 갔는데 개선안 개정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하지 못해 다시 상향된 임대주택 비율을 적용받게 되면 최소한 몇 년은 사업이 지연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이 조합장은 “현재 정부, 서울시는 재개발을 하지 말라고 정책을 내는 것 같다”며 “전체적인 범위에서 세입자들의 거주 문제를 생각해야지 조합이 추진하는 개인 땅에서 임대를 늘린 다는 것은 사실상 사유재산 침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건축심의 시작도 안했다”며 “올해 안에 개선안이 적용되고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사업장부터 임대비율을 바꾼다고 하면 어느 재개발 조합이든 황당할 것이다”고 성토했다.
 
이어 “임대주택 비율을 늘리는 취지를 잘 알고 있지만 조합원 등 소유주를 위한 반대급부(인센티브)가 없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주들에게 무작정 손해만 보라고 강요 하는 꼴이다”며 “만약 인센티브가 없다면 과도한 사유재산 침해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량진3구역 이승배 사무장은 “우리 사업지는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에서 임대 비율을 바꾸는 것은 절차 시간을 늘리는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흑석동 인근에 위치한 H부동산 관계자는 “임대비율을 높이는 것은 지금보다 일반 분양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며 “이는 사업성에 심각한 방해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책들을 보면 재개발을 하지 말라는 뜻 같다”며 “막말로 사회주의, 공산주의도 아니고 조합원들이 돈을 내서 공공에 보태줄 일이 있느냐”고 강조했다.
 
한남2구역 인근 O부동산 관계자도 “조합이 사업하는 개인 사유지에서 현재 보다 임대를 더 늘려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재개발이 안 돼 전 재산이 묶여 전세를 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규제를 계속 만들지 말고 사업 속도를 높이는 정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전문가 “공공의 업무를 민간에 떠넘긴 처사”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해야 할 공공의무를 민간에게 떠넘기는 거와 다름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민간 사업지에서 세입자를 보호하려는 것은 정책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이다.
 
 
▲ 조합 및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번 정부의 주거계획을 두고 심각한 사유재산 침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재개발 사업이 더 어렵게 됐다는 말과 함께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노량진5재정비촉진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입구(왼쪽)와 흑석11역 재개발조합 사무실 입구 ⓒ스카이데일리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 결정에 대해 대한부동산학회 서진형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자체에서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최대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높이려고 할 것이다”며 “이로 인해 사업성이 저하돼 재개발 사업이 어려워질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높이는 것은 세입자를 보호해야할 공공의 업무를 민간에 떠넘기는 꼴로 사실상 사유재산 침해가 더 강력해진 셈이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런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임대주택을 개인 사업지에서 더 짓는 것을 두고 세입자들은 반길 것이나 이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보여진다”며 “이런 기조가 재개발을 넘어 재건축까지 건드린다면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만랩의 오대열 팀장은 “국토부의 주거종합계획 발표로 인해 일부 재개발 단지의 경우 시행령 개정 전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행령 개정 전까지 인가를 받지 못하는 재개발 단지의 경우 사업성 저하로 추진 의지가 꺾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남2·4·5구역 등 서울 내 상당수 재개발구역이 새 규정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 진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개선안을 두고 반발이 무성하지만 국토부는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입법 예고, 규제심사 검토, 법제처 심사 등이 아직 남아있다”면서도 “올해 안에는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비계획 때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적용할지 사업시행인가 단계부터 적용할 지는 논의 중에 있으나 23일 발표와 같이 변경이 없다면 개정안 시행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재개발 구역부터 적용 받는다”며 “지난 2017년 8·2대책 때도 시점은 ‘최초 사업시행인가부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으로 조합에 부여될 인센티브는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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