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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반도체 코리아, 제2의 도약(上-동향)

글로벌 반도체社 운명 움켜쥔 정부에 걸린 5000만 국민밥솥

미·중 패권경쟁 속 선택 기로에 선 한국 반도체

세계 주요국·기업 반도체 투자확대에 시장 성장

“韓반도체 기업 역량강화·정상화 정부지원 필수”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4-16 00: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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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전에 없던 도전 과제와 마주했다. 두 국가의 패권경쟁이 실상은 반도체 시장의 헤게모니 다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은 대응 방식에 따라 이번 두 국가의 헤게모니 다툼의 최대 수혜자 혹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이 전에 없던 도전과제와 직면했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의 헤게모니 다툼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대응 방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앞으로 우리나라는 대응 방식에 따라 두 국가의 헤게모니 다툼의 최대 수혜자 혹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후자가 될 경우 대한민국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릴 초유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온다.
 
미·중 패권경쟁 틈바구니에 낀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실리·균형 추구 전략 시급”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확고한 주도권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자동차 기업을 모아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공급망 복원을 필두로 투자, 인프라 등의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에 빼앗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미국 중심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도 숨기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야 상·하원 의원 65명에게 반도체 산업 지원을 주문하는 서한을 받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는 서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관련업계 안팎에선 이번 회의를 반도체 패권을 잡으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거래 중단, 혹은 축소를 추진하기 위한 선제작업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 확보 의지를 피력해 한국 등 동맹국에 중국과의 거래 중단·축소를 요구할 명분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만약 미국의 의지대로 흘러갈 경우 우리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전체 수출액은 992억달러인데 이 중 대(對)중국 수출액은 339억달러(40.2%)다. 홍콩 비중까지 고려하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비중은 60%까지 올라간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수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나라는 희토류 수입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굳건히 할 경우 시스템 반도체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 등 이점이 존재하지만 그에 상응한 위험이 뒤따르는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계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실리와 균형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미·중 패권 경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 ‘돈이 되는’ 파트너기 때문에 쉽게 한 쪽 편만을 들 순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본, 대만 등 비슷한 처지에 놓인 국가와 기업을 우군으로 확보해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발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이 필수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업전략팀장은 “우리 정부, 기업 등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가 애매한 상황이다”며 “비즈니스에선 적과 아군의 경계가 모호하다. 양쪽 다 수익을 안겨주는 대상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의사결정을 발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긴밀한 채널을 운영하는 동시에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수 전경련 지역협력팀장은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미·중 패권경쟁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며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일본, 대만 등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제조업 중심 국가들과 연대해 미·중 패권경쟁에 대응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연대를 위해서는 굵직한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삼성그룹의 경우 리더십 재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패권경쟁 심화는 곧 기회…기업 활약할 수 있는 환경 마련돼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점도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불황실성을 키우는 동시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500억달러(약 5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천명하고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EU 소속 국가들은 아시아 파운드리 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최대 500억유로(약 66조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미국의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대만의 TSMC △중국의 SMI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제각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인텔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생산시설에서 제조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6~9개월 내에 실제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과 기업이 반도체 패권 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반도체 산업의 가능성과 중요성 때문이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전기차, 비대면 등 분야에서 핵심 부품으로 지목된다. 반도체가 글로벌 산업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대국민연설을 통해 “반도체는 21세기 편자의 못”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자동차 업체를 한 데 모아 진행한 화상회의에서도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과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세계 각 국가의 반도체 역량 확대는 이미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에 있어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한다. 주요국의 대규모 투자 선언은 그만큼 반도체 시장의 가능성이 분명하다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했을 때 반도체 시장 활성화는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만 해도 5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 국가예산 558조원에 버금간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5129억달러 규모였다. 이 중 반도체는 19%(992억달러)를 책임지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수출호조를 견인했다. 반도체 산업의 호재가 곧 한국경제의 호재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지금의 호재를 잡기 위해선 기업이 마음 놓고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동시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통상환경에서 기업의 시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짐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윤 팀장은 “정부가 외교적 노력에 힘쓰며 미국이나 중국으로 하여금 정치와 기업이 잘 분리돼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며 “정치적 선택이 기업에 피해를 주는 상황은 방지해야 한다는 얘기다”고 설명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우리 기업의 역량을 믿고 기업이 맘껏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기도 바쁜 삼성 등 기업에 오너리스크, 법인세 인상과 같은 부담을 안겨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의 성과를 근거로 하면 우리 기업은 미·중 패권경쟁 위기를 해결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정부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며 기업이 경영판단 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오너리스크 해소, 규제 및 세금 완화 등 조치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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