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보궐선거에 즈음해 여·야를 막론하고 재건축 등 민간사업 활성화를 언급하면서 신축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눌려있던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 아파트 혹은 유망 재개발 사업지 내 물건을 잡기 위해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 이후 새로운 시장이 취임할 경우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재건축 기대하는 주민 늘어…시장 안팎에선 “신축팔고 사고 싶다” 아우성
4·7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등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모두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박 후보는 “강북에 있는 30년 이상 된 공공주택단지부터 재개발·재건축 할 것이다”면서도 “강남도 재건축은 부분적으로 허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 한강변 35층 층수 제한 완화에도 동의했다. 성난 민심을 잡기 위해 재건축·재개발을 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 후보는 더욱 강력한 규제완화를 약속했다. 그는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며 “한강변 아파트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35층 룰 완화와 안전진단 통과 기준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규제 완화 등을 모두 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저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팎에선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조합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조합설립인가 직전인데다 서울시장 유력 후보들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언급하고 있어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면서 “그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기 어려웠으나 선거가 끝나면 사업 진행이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중앙공인중개사사무소의 신만호 대표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압구정 일대 아파트 소유주들은 물론 강남권 신축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까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며 “특히 외부에서의 문의가 많다. 재건축을 풀어주면 가격이 급등할 것이고 자신이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신축 아파트 소유주들 중에도 자신이 가진 집이 팔리면 바로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의사를 비친 이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신고가도 개의치 않는다”면서 “수시로 매물이 팔렸는지 확인하며 사고 싶다고 어필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 기대감이 고조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2차’ 전용면적 198.41㎡(약 60평) 호실은 올해 1월 14일 53억9000만원(15층)에 거래됐으나 불과 한 달 반 이후인 3월 5일 신고가를 쓰며 63억원에 손 바뀜 됐고 최근엔 시세(호가)가 65억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신 대표는 “65억원에 사려는 손님이 있다”며 “다른 평형대 물건도 수억 오른 가격에라도 사기 위해 현재 소유한 집을 매물로 내놓은 경우도 있다”며 “일부는 서울시장이 누가되는 지 확인한 이후 매수자들이 매입에 나서기 위해 준비중인 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반포·잠원·용산 등 주변 지역 중개인들과도 소통하는데 대부분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와 더불어 서울 내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 공인중개사들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신도시 급’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목동도 기대감이 모아진 상황이다. 안전진단의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한 목동11단지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전문가 “민간개발 활성화 시 일시적 상승 후 전체적으로 시장 안정 찾을 것”
선거를 앞두고 한강변에 위치한 재개발 사업지에서도 들뜬 분위기가 확인됐다. 특히 초고층개발이 기대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대 부동산들은 소유자들은 물론 외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시절 50층까지 건축 가능한 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구상에 따라 5곳의 전략정비구역(성수·여의도·합정·이촌·압구정 등) 입지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에 자리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1월 말 강변삼익 아파트 전용면적 61.19㎡(약 18평) 2층 호실이 16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시세(호가)는 18억원까지 올라있는 상황이다”면서 “이 주변에 대지 지분 12평짜리 빌라 물건도 16억5000만원은 줘야 산다”고 말했다.
이어 “평형이 넓으면 아파트 건 빌라건 더 비싸다”면서 “선거 결과를 봐야겠지만 조합에서 원하는 바대로 건축심의가 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외부에서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호가 역시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흥수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조합장은 “두 후보를 모두 만났다”면서 “당시 한강변 층고 완화가 언급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재개발도 비슷한 것으로 안다”며 “민간 재개발이 활성화 되면 초기에는 기대감에 다소 시세가 오르겠지만 종국엔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들썩이고 있다는데 동의했다. 아울러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민간 정비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일시적으로 시세가 요동치긴 하겠지만 공급 활성화로 종국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서울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심지어 뉴타운 지역에서 해제된 곳들까지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고 동향을 전했다. 김 소장은 “규제가 완화되면 한 동안 소유자들은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세(호가)는 점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이뤄져 시장에 공급 물량이 충분해지면 시장 왜곡 현상으로 폭등했던 집값이 서서히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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