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불법사금융 피해 915건에 채무자대리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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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명·1429건 신청 중 불법사금융업자 관련 94% 차지
3건 중 2건이 최고금리 초과·불법채권추심 피해 함께 신청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8 15:09:49

▲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등록 대부업자 등에 의한 불법사금융 피해(우려) 채무자 632명은 금융감독원(불법사금융센터)에 채무자대리인 선임 지원을 요청했다. ⓒ스카이데일리

# 1. 경남 창원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3월 인터넷 대출사이트를 통해 휴대폰 번호만 아는 채권자로부터 4주간 매주 16만원의 이자 지급 후 8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50만원을 빌렸다. 한 차례 이자납입이 지연되자 채권자는 휴대폰으로 연락해 욕설, 협박을 했다. 하지만 A씨가 채무자대리인으로 선임한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관련 제도를 설명하자 채권자는 추가적인 추심을 중단했다.

# 2.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B씨는 2018년 11월 미등록 대부업자 C씨로부터 1개월 후 상환을 조건으로 1200만원을 빌리면서 선이자 400만원을 공제한 800만원을 수령했다. 한 달 뒤 B씨는 1200만원을 상환했다. B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최고금리(24%)를 초과한 이자 384만원을 반환 받았다.

18일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미등록 대부업자 등에 의한 불법사금융 피해(우려) 채무자 632명이 금융감독원(금감원) 불법사금융센터에 ‘채무자대리인’ 선임 지원을 요청해 이중 915건에 대해서 무료 법률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자대리인은 채무자가 불법추심에 시달리지 않도록 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채권자(대부업자)에 의한 추심행위에 대응하는 제도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28일 이후 미등록·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불법추심피해(우려)가 있거나 법정최고금리 초과 대출을 받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채무자대리인 무료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도입 초기 홍보·인식 부족으로 신청이 다소 저조했으나 지난해 4월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도입한 후 지원신청이 증가하는 추세다. 채무건수 기준 지난해 1분기 85건에 그쳤으나 2분기 410건, 3분기 370건, 4분기 564건이었다.

피해자 현황을 보면 채무자대리인 지원을 신청한 피해자는 30대가 219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34.7%를 차지하는 등 가장 많았다. 이 밖에 40대 184명(29.1%), 20대 146명(23.1%) 순으로 나타났고 60대 이상도 20명(3.2%)이 신청하는 등 전 연령층에서 신청했다.

지역별로는 신청자 중 318명(50.3%)이 수도권 거주자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기가 177명(28.0%)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인천이 각각 93명(14.7%)과 48명(7.6%)이었다. 나머지 314명(49.7%)은 부산 49명(7.8%), 경남 36명(5.7%), 대구 35명(5.5%) 등 비수도권 거주자였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전체 632명이 총 1429건의 채무와 관련해 채무자대리인 지원을 신청했으며 이 중 434명이 1건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었다. 2건 이상의 다중 채무자는 198명으로 최대 37건의 채무를 보유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미등록 대부업자(불법사금융업자) 관련 피해가 1348건(94.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등록대부업자 관련 피해는 81건(5.7%)에 불과했다. 최고금리 초과 및 불법채권추심 피해구제를 함께 신청한 사례가 971건(67.9%)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채권추심 피해만 신청한 경우가 353건, 최고금리 초과 관련 신청 건이 105건이었다.

1429건 가운데 채무자대리인·소송대리 등으로 915건 무료 지원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신청 건에 대해 자체 검토 등을 거쳐 지난해 915건에 대해 채무자대리인 등을 무료로 지원했다.

사업 초기에는 선임 통지 절차 및 지원자격 제약, 피해자 연락두절에 의한 서류 불비 등으로 구조실적이 다소 미미했다. 하지만 관련 절차·요건이 개선되고 서류제출 방법이 간소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지원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전체 지원 915건 중 893건(97.6%)은 공단 소속 변호사가 채무자대리인으로서 채권자의 추심행위에 대응했다. 나머지 22건(2.4%)은 최고금리 초과이자 반환 소송 등 무료 소송대리를 수행했으며 종결된 10건 중 8건에 대해 승소해 1억5600만원의 권리를 구제했다.

금융당국은 작년 하반기 이후 신청자가 급증하고, 올해 7월부터 최고금리가 인하됨에 따른 불법사금융 피해에 대한 구제 수요가 증가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자활(자금) 지원과 연계를 강화하고 예산확보 등을 통해 추가 지원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피해자가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모바일 신청 시스템을 하반기에 마련하고 특히 온라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도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지역별 오프라인 신청 채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채무자대리인 신청 접수 시 법률구조공단(민사)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불법행위자의 발본색원을 위해 수사기관과의 연계도 강화해 피해자가 채권자의 형사처벌을 원하는 경우 증거자료 등을 제출받아 수사의뢰하거나 행정조치가 가능하도록 연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