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비혼 출산 논란…“아이의 삶, 불행해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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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사실혼·위탁가족·룸메이트 등 가족으로 포함
보조생식술 활용한 비혼 출산 등 사회적 논의 시작 예정
전문가 “사회적 합의 필요”…종교계 “정상적이지 못한 행위”

김찬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03 15:28:37

▲ 지난해 11월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에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이뤄진 아동권리 벽화가 전시됐다. 사진은 벽화 앞에서 시민들이 아이와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여성가족부(여가부)가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의 개념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을 내놓고 생계와 주거를 함께하는 동거인까지 가족으로 포함하고 특히 비혼 출산 가능성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가부의 정책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행) 민법인 건강가정기본법에는 (가족의 범위를) 혼인, 혈연, 입양 관계로만 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생계와 주거를 같이하는 가족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건강가정기본법의 개념을 확대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사실혼·비혼 출산·위탁가족·생계와 주거를 같이하는 룸메이트까지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진행자에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건강가정기본계획에는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도록 법과 제도를 가다듬는 내용이 포함됐다. 혼인·혈연·입양에 국한됐던 가족 개념을 넓혀 비혼 동거 커플이나 위탁 가족도 가족으로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정부는 방송인 사유리 씨처럼 보조생식술을 활용한 비혼 출산 등에 대한 정책 검토 및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한민국 현행법상 여성의 단독 출산을 위한 정자 기증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발달심리학 전문가와 종교계에서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심리전문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면서도 아이의 삶이 불행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종교계는 한 생명을 물건 취급하는 ‘유물사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에도 미국이나 프랑스처럼 여러 가족 유형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철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만 이러한 취지는 좋지만 부모가 쉽게 이혼이 가능하게 되는 등 아이들을 보호할 마땅한 정책의 뒷받침 없이 성급하게 결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미국의 경우 빈곤층에서 정부양육지원으로 아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출산하거나 출산 이후 중고거래처럼 입양을 거래 하는 사람도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이처럼 악용하는 사례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입장문에서 “다양한 동거인에 대한 분별없는 보호와 지원 계획은 전통적 혼인과 가족제도에 대한 해체를 의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 된다”며 “이러한 계획이 전통적 가정과 가족의 해체와 분화를 가속화 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계성 대한민국수호 천주교인모임 상임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가정과 생명의 윤리를 파괴시키는 정상적이지 못한 행위다”며 “정부의 계획은 사람을 물건처럼 생산하는 ‘유물사관’으로 만드는 생명경시의 대표법이자 종교와 국가윤리를 모두 파괴시키겠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찬주 기자 c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