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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정석<2>]-카드업계 ‘오픈페이’ 개발 추진

시중은행 신뢰도에 핀테크 편리함 더한 ‘카드사 新무기’ 인기

카드업계, 타사와 시스템 연동에 합의… 내년 상용화

삼성·카카오·네이버페이, 간편결제 시장 3분의 2 장악

김학형기자(h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30 12: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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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 경쟁력을 높일 방안으로 결제 시스템을 상호 연동하는 '오픈페이'를 검토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스템을 상호 연동하기 위한 밑 작업에 착수했다. 카드사 간편결제 어플리케이션(앱)에 타사 카드도 등록 가능한 ‘오픈페이’를 도입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업계에서는 오픈페이를 도입하면 카드사 간편결제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한편에서는 빅테크(BigTech)와 차별점 없이는 큰 변화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여신협회, 표준 API 개발 시작… 오픈페이 플랫폼 구축
 
이달 14일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발 추진’ 사업에 대한 입찰을 공고했다.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는 총 2억5000만원의 사업비용으로 표준 API를 개발하게 된다. 협회는 올해 11월까지 개발을 마무리한 뒤 시험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신용·체크·선불 등 카드별 인증과 등록이 가능해야 한다. 현재 카드사가 제공하는 바코드와 QR코드, NFC(근거리 무선 통신) 등 다양한 오프라인 결제방식을 모두 수용하고, 온라인 결제에서는 인증 방식을 비롯해 가맹점별 변경 사항을 최소화할 연동 방식을 찾는다. 각 사 앱을 통한 이용내역 조회와 승인취소 기능을 포함한다.
 
현재 각 카드사의 앱카드는 자사 카드만 등록 가능한데 앞으로 타사 카드도 등록 가능한 ‘오픈페이(OpenPay)’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의 앱에서 여러 (저축)은행·증권사·카드사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Banking)’과 비슷한 개념이다.
 
앞서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와 NH농협카드는 5월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모바일협의체 회의에서 ‘앱카드 상호 연동 API 규격’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러한 논의를 진행해왔으나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합의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중소형 카드사는 기존 고객마저 대형 카드사에 뺏기지 않을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표준 규격 마련에 합의한 이유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를 견제할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각 카드사 간편결제 시스템을 서로 연동하려면 표준 규격을 만들어야 하므로 모든 카드사가 표준 API 개발에 합의한 것이다”라며 “아직 얼마나 많은 카드사가 참여할지 정해지지 않았고 간편결제 플랫폼이 마련되면 각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빅테크 성장에 위기감 삼성·네이버·카카오 페이, 간편결제 ‘빅 3’ 
 
▲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이른바 ‘빅 3’가 65.3%를 차지한다. [사진제공=각 사]
 
한국은행이 3월 발표한 ‘2020년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자상거래·통신판매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은 116조325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첫 100조원대 돌파로 2019년보다 24.5%(22조9282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모바일 기기 결제 중 간편결제 비중은 2019년 1분기 32.4%에서 지난해 말 41.5%로 늘었다.
 
간편결제는 출발부터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주도했다. 간편결제란 카드 결제 정보를 모바일 기기 등에 미리 등록하고 지문 인식 등 간편한 인증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2015년 삼성페이의 출현으로 시작된 간편결제 시장은 모바일 금융과 온라인 상거래의 증가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이른바 ‘빅 3’의 장악력이 크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간편결제 이용금액에서 상위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5.7%에서 지난해 65.3%로 증가했다. 때때로 페이코를 포함해 ‘빅 4’로 분류하기도 한다.
 
선두 주자 삼성페이는 ‘삼성페이 때문에 아이폰을 못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이다. IC카드는 물론 마그네틱 카드 방식까지 지원해 모든 결제 단말기에서 사용 가능한 점이 주효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카카오(옛 다음)와 네이버라는 양대 검색 포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쇼핑, 네이버웹툰, 네이버뮤직 등의 콘텐츠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며 기반을 다졌다. 카카오페이는 단순 송금 서비스 위주에서 곧장 오프라인 결제로 영역을 넓혔다.
 
금융위원회는 올 2월과 5월에 각각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의 후불결제 시스템을 일정기간 기존 규제를 면하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두 회사는 ‘선불전자 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자’로서 후불결제 사업을 할 수 없으나 규제 샌드박스 지정으로 제한적으로 후불결제 시장에 진출 가능해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4월부터 충전 잔액이 대금 결제액보다 부족할 경우 월 30만원까지 선결제 후 갚는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안에 교통카드 충전액이 0원이 되더라도 월 15만원까지 먼저 채워주는 후불형 교통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 NHN페이코의 ‘페이코’, 쿠팡의 ‘쿠페이’,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 신세계의 ‘SSG페이’ 등이 경쟁 중이다.
 
이미 시작된 ‘점유율 높이기’ 경쟁
 
▲ 카드사 가맹점이 기본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빅테크·핀테크 등과 제휴가 기본인 가맹점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
 
금융지주 계열 주요 카드사들은 벌써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신한금융그룹 대표 앱과 연결성을 강화한 그룹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신한 페이판(PayFan)’을 선보였다.
 
지난해 ‘KB페이’를 출시한 KB국민카드는 올 11월까지 KB국민카드 앱의 주요 기능을 KB페이로 모으는 작업 중이다. 하나카드는 카드 신청·발급·결제 가능한 ‘하나원큐(1Q)페이’를 개방형 금융 플랫폼으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우리카드를 중심으로 그룹 통합 결제 플랫폼 ‘우리페이’를 구축 중이다. NH농협카드는 기존 ‘올원페이’를 계열사 통합 결제 플랫폼으로 확장시킨 ‘NH페이’를 내달 15일 출시한다.
 
카드업계에서는 기존 카드사 플랫폼에서 불가능했던 타사 카드 간편결제 기능이 더해지면 하나의 앱만으로 카드 결제 관리가 가능해지므로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한·삼성·롯데·우리카드 등 카드사 대부분은 검토 중이거나 표준 API 개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확인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멀리 봐서 빅테크를 견제하겠다는 뜻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면서도 “당장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고 안전한 플랫폼이 구현될지, 이를 통해 어떤 확대·발전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지 등 다각도로 가능성을 점쳐보자는 차원이다”라고 전했다.
 
기존 간편결제에 타사 카드 등록 기능만 더해진다면 빅테크 간편결제 이용자를 끌어당길 매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가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 등으로 빅테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하는 이유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약 281만개에 달하는 카드사 가맹점의 오프라인 망을 활용해야 한다”며 “각 가맹점에 데이터 기반 맞춤형 컨설팅 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에게는 충분한 혜택과 결제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빅테크에 맞서 개방형 결제 플랫폼을 지향하면서도 향후 도입될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면허를 획득해 비카드 결제수단 탑재 등 카드에 국한되지 않는 종합결제서비스 업체로 발돋움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오픈페이에 흩어진 카드 포인트를 한데 모아 사용하는 기능 추가도 검토할 만하다. 이미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여신금융협회 ‘포인트 통합조회·계좌이체 앱’에서 서비스 중인 기능이라서 기술적 어려움도 적다. 이와 관련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말을 아꼈다.
 
[김학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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