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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어때<23>]-하이트진로

권한·이익 왕창, 책임 전무…하이트진로 박문덕 황제경영 도마

박문덕 회장 일가, 회장·사장 직위에도 미등기 유지

이사회 참석 없이 이권 챙겨 책임경영 외면 논란

사외이사에 전직임원 포진…형식적 겉치레 이사회

기사입력 2021-09-27 15:30:37

▲ 하이트진로그룹 오너 박문덕 회장 일가의 경영행태를 향한 따가운 시선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 ⓒ스카이데일리
 
하이트진로 오너 일가를 둘러싼 책임경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문덕·박태영 부자는 그룹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거액의 보수를 수령하고 있음에도 법적 책임이 뒤따르는 등기임원엔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사법처벌 등 각종 오너리스크로 물의를 빚은 전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 부자가 막강한 권한을 누리면서도 책임을 피할 수 배경에는 이른바 ‘꼭두각시 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박 회장 등은 이사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 대신 최측근을 대거 투입해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이트진로가 이사회에서 통과된 내용을 기반으로 친족기업 등과 거래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결정적 근거로 꼽힌다.
 
법인등기엔 이름 없는 회장·사장…박문덕 父子 책임경영 외면 논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기업경영 점점에 올라 있는 박 회장은 2014년 3월부터 지금까지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의 두 아들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과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 등도 미등기임원 신분이다. 오너 일가 중 등기임원에 등재된 인물이 전무한 셈이다.
 
등기임원(등기이사)이란 기업 ‘이사’ 가운데 법인등기에 이름을 올린 인물을 의미한다. 기업의 위법 행위에 따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사전에 정해둔 것이다. 회사의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책임 소지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 회장 일가의 경영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거액의 보수 등 각종 이권은 챙기면서도 법률적 책임 등 부담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로부터 상여금 33억8544만원을 포함한 보수 43억8500만원을 수령하면서 식품업계 ‘연봉킹’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도 하이트진로에서 상여금 33억8400만원을 포함해 총 53억8033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박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보수 총액인 5억8155만원의 약 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김 사장은 박 회장과 달리 회사 대표이사이자 등기이사에 올라 경영상의 책임을 지고 있다.
 
박 회장의 두 아들인 박 사장과 박 부사장은 미등기 신분으로 경영을 도맡고 있는 회사를 통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이의 지분을 각각 58.44%, 21.62% 소유하며 1대·2대 주주로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소유하며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자리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약 10년여간 서영이앤티에 ‘통행세 지원’ 및 인력지원 등 부당지원 행위를 지속했다. 당시 서영이앤티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던 만큼 부당지원 행위는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와 서영이앤티 등에 총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 사장과 김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사장과 김 사장 등은 각각 해당 사안과 관련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2심이 진행 중이다.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된 하이트진로 이사회…이사회 참석 없이 이익 챙기는 박문덕 일가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의 또 다른 차이는 이사회 참여 여부다. 등기임원은 경영전반에 걸쳐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이사회에 참석하지만 미등기임원은 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원칙상으론 박 회장 일가는 그룹의 굵직한 경영적 판단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박 회장 일가는 거수기를 세워 큰 무리 없이 사업판단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전·현직 임원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외이사마저 전직 임원을 선임한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사외이사 중 임재범·이구연 이사가 과거 하이트맥주 등에서 임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사외이사 중에선 김명규·윤용수 이사가 전직 하이트진로그룹 임원 출신이다. 
 
▲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된 하이트진로 이사회는 박문덕 회장 일가에 유리한 안건들을 모두 통과시켰다. 사진은 대형마트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주력 상품 테라. ⓒ스카이데일리
 
사외이사 제도는 대주주 등과 관련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독단경영 등을 견제하고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의 경우 전직임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5명의 이사 중 4명이 전·현직 임원이다. 하이트진로 홀딩스도 5명 중 4명이 전·현직 임원이다.
 
하이트진로 및 하이트진로홀딩스 사내·사외이사들은 최근 수년간 불참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이사회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 중엔 임원 인센티브 지급 안건과 검찰고발까지 불러온 서영이앤티와의 내부거래 안건 등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서영이앤티와의 내부거래 안건은 부당지원 행위가 있었던 2008~2017년 중에도 수차례 가결됐다.
 
일례로 2014년 3월 하이트진로 이사회는 ‘2014년 2분기 대규모 내부거래의 이사회의결 및 공시(안)’ 내용의 의안을 사외이사 전원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안건엔 서영이앤티와의 내부거래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하이트진로 사외이사는 유지흥, 정병교, 김영기 등이었다. 정 이사와 김 이사는 계열사 임원 출신이고 유 이사는 박 회장의 고등학교 후배다.
 
박 회장 일가가 미등기임원을 유지하면서 책임경영을 외면하고 있는 행태 등과 관련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2011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책임경영을 해오고 있다”며 “현재 김인규 사장과 최경택 부사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인규 사장이 대표이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전직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사외이사 중 1명은 전직자 출신이 아니므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sky_jhkang , jhk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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