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스텔란티스에 토요타까지”…美전기차 시장, 각축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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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미국에 2030년까지 총 4조원 투자…2025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생산
LG에너지솔루션, 스텔란티스와 합작 법인 설립…북미지역공장에 배터리 공급
SK온-포드·현대차 등도 배터리 생산 속도…“미국 전기차 시장 패권 경쟁 가열”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9 12:14:58

▲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1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을 짓기로 한 데 이어 일본 토요타도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패권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요타가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국 투자는 토요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토요타는 전 세계 배터리 공장 건설에 총 90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부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2025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미국 내 배터리공장 건설에 12억9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완성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올해 1월 출범한 회사로 세계 4위의 완성차 업체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배터리 생산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양사는 4조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합작 법인이 운영할 배터리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 40GWh에 이른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양사는 내년 2분기 공장을 착공해 2024년 1분기부터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구상이다.

합작 법인이 생산한 배터리는 스텔란티스 미국·캐나다·멕시코공장에 공급돼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 오하이오주, 테네시주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각각 35GWh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 금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도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연간 생산 능력 11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해 10GWh 규모의 배터리 셀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 완공해 2024년 상반기부터 배터리 셀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북미-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5각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주요 대륙별 생산 인프라 강점 및 양산 노하우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사업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와 일본 1위 완성차 업체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의사를 내비친 것을 두고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SK온은 포드와 손잡고 10조2000억원을 들여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도 5년 간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8000억원)를 투자해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주요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와 토요타까지 참전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한해 세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글로벌 전기차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