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보호 대상 보험금으로 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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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입자 82%, 에금자보호 대상 해지환급금인지 몰라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2 18:33:38

▲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정책포럼을 브리핑했다. [제공=KDI)

보험사가 무너질 경우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호하는 주된 대상은 보험료·보험금보다 해지환급금이며, 이 같은 사실을 보험 가입자 82.3%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험소비자에 대한 예금자보호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올 7~9월간 보장성 보험 가입자 1200명과 저축성 보험 가입자 5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금자보호 제도는 금융사가 영업 정지나 파산 등으로 고객이 맡긴 예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해 예보에서 최대 5000만원을 보호한다. 보험사가 파산한 시점과 보험금이 발생한 사고 시점이 겹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험금도 보호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예보가 ‘해지환급금(또는 만기 시 보험금이나 사고보험금)을 보호한다’고 안내하므로 주된 대상은 해지환급금이며 예외적인 경우 보험금이 보호될 수도 있으나 보험료는 보호대상이 아니다”라며 “유사시 보험금 또는 보험료가 보호될 것으로 예상한 가입자는 이보다 적은 해지환급금만 보호되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낮은 무해지·저해지 환급형 보험의 가입자, 기대수명까지 남은 시간이 긴 청년층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보험에 가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분석 결과 예금자보호제도가 주로 해지환급금을 보호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지도는 무해지·저해지 보험 가입자가 표준형 보험 가입자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또 40~60대 보다 30대가 이러한 사실을 더 몰랐다.

보장성 보험은 일반적으로 보험금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납입보험료 총액과 해지환급금이다. 주목적이 위험 보장이므로 저축성 보험보다 납입보험료에 붙는 이자 보상이 적고 사업비도 차감돼 해지환급금이 적게 책정된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최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무해지·저해지환급형 보험은 해지환급금이 없어나 적어 예금자보호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무해지·저해지환급형 가입자의 86.5%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보험사의 부실 경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MG손해보험은 자본비율이 97.04%로 법령상 최소 기준인 100%에 못 미쳤다. 올 상반기 산업은행이 인수한 KDB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 감소했고 자본확충 시도도 실패하면서 경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2023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자본규제(K-ICS)가 도입되면 다수 보험사의 자본비율이 기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본 잠식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밑돌면 위험한 경우로 본다”고 설명했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는 사실을 보장성 보험 가입자의 91.9%, 저축성 보험 가입자의 93.6%가 몰랐다. 황 연구위원은 “보장성 보험 소비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예금자보호제도의 주된 보호 대상을 보험금으로 변경하고 보장성 보험 소비자에 대한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보다 상향할 필요가 있다”면서“보장성 보험 소비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주된 보호대상을 해지환급금에서 보험금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