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덮친 항공업계 비상…버티기 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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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는 가 했더니 다시 꽁꽁 국내선으로 선회

이재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11 08:35:17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로 항공업계 경기가 풀리는 가 했더니 오미크론이 훼방을 놓았다. 항공사도 다시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대형 항공사들은 효자사업인 화물을 택했고 코로나19 5차 팬데믹으로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 기대감이 다시 꺾인 저비용 항공사들은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곧 하계 운항 스케줄을 짜야하는데 이런 상태로는 국제선 취항을 밀어붙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사업계획을 따로 발표하지 않을 전망이다. 오미크론으로 내년에도 화물 사업을 메인으로 둘 계획이다.

항공 화물은 해상 물류 병목 현상이 장기화함에 따라 지금도 물량이 몰리고 있다. 물동량이 가장 많은 아시아~미주 화물선은 내년까지 예전 상황을 회복하기 쉽지 않아 항공으로 분산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국내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제선을 재개하기에는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서다. 항공사는 이달에 사이판, 괌, 싱가포르 등의 운항을 증편하려 했었다. LCC 최대 노선인 일본, 타이베이 등의 재취항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싱가포르와 일본이 최근 다시 빗장을 걸어 잠겨 산통이 깨졌다. 정부는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격리 조치를 다시 격상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국제선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항공협회가 주최한 '제13회 항공산업전망세미나'에서는 "격리조치 및 여행제한 등의 영향으로 일부 증가는 하겠지만 한동안 국제 항공운항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국재선 여객은 2019년 대비 최대 45%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2022년이 돼도 코로나 이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LCC들은 1만원대 특가 항공권, 무착륙 관광비행, 기내식 컨셉의 간편식, 항공기를 컨셉으로 만든 카페 등으로 현재까지 버텨왔다. 수익을 바라고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지만 내년 국제선 회복을 기대하며 고객들에게 미리 브랜드 인지를 해두자는 취지였다. 무착륙 관광비행으로는 항공기 가동률이라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했다.

LCC들은 일단 내년 설 연휴 등에 국내선을 최대 수준까지 증편 운영할 방침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비즈니스석을 운영해 차별성까지 확보할 구상이다. 다른 업계와의 협업도 지속한다.

LCC들은 하계 스케줄(4월~10월)에 고심이 많다. 내년 설 연휴가 지나고 방역당국과 전 세계 조치에 따라 국제선 운항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도 국내선 비중이 압도적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악화하면 내년 1월 말에는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해서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하늘길이 열리면 바로 항공기를 띄울 수 있도록 준비는 이어간다. 유럽과 호주 취항을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은 내년 2월부터 중대형기인 A330-300을 예정대로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외 34개 도시를 취항하고 중형기재 등 총 10대 항공기를 들여올 계획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도 해외 도시 취항을 준비중이다.

이재훈 기자 j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