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없는 국가폭력은 사회주의화의 표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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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기자·의원 등 무차별 사찰… 언론자유 위축
절차적 정당성 무시는 헌법정신 외면한 反민주 독재

조맹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1-28 08:57:19

지구촌 사회가 발전할수록 언론의 사회감시 기능이 필요하다. 물론 언론의 자유는 입법·사법·행정의 권력기구 밖에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 그 기능은 전통적 언론 자유의 개념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감시기능은 ‘소극적 자유(free from)’가 아닌 ‘적극적 자유(free for)’가 필요하다.

지구촌 하에 사회가 복잡해지고 전문영역이 확대됨으로써, 국민은 각 사회의 절박한 문제에 직면하여, 깊이가 있는 만큼 넓이에 관한 정보습득을 필요로 한다. 그때 언론은 일반 국민이 사회제도 안에서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 더욱이 최근 수많은 가짜뉴스와 설익은 정보가 유통될수록 이를 방지하는 고급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게 된다. 언론인은 적극적 자유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공수처의 언론인 사찰은 적극적 자유는 고사하고 소극적 자유를 더욱 위축시킨다. 전통사회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하는 국가지상주의가 꼭 맞는 표현이다. 국가는 폭력 기능을 극대화시킨다. 그때 헌법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된다. 청와대는 헌법정신에서 필요한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는다. 권력은 점점 비대해지고 복지국가라는 이름 하에 국가폭력을 휘두른다. 언론은 전선·선동 기구나 조직자리로서 ‘진지전 구축’을 한다. 전문직을 통한 관용의 ‘유기적 연대’ 정신이 점점 희석된다. 또한 헌법정신의 중핵인 절차적 정당성과 언론의 자유는 지켜지지 않는다. 그 사이 국민의 기본권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최근 그 현상이 공수처에서 일어난다. 공수처의 언론인, 즉 민간인과 정치인의 통신조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어서 민간 영역의 사찰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기구다. 불법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국가폭력이 여기저기 행해지면서, 사회는 온통 사회주의 경향이 일상화된다. 폭력으로만 밀어붙이니 당연히 사회는 아마추어 사회로 변모한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문직 사회와는 거리가 먼, 과거로 회귀하는 소극적 자유, 즉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성행한다. 그 증거가 최근 문제가 된 것은 공수처의 통신자료조회 및 통신사실확인자료조회 등이다.

그 대상은 언론인 290명, 야당 국회의원 94명의 사찰이 문제가 되었다. 국회의원이야 공수처가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언론인의 통신조회는 언론의 자유, 사생활 침해, 통신비밀보호법 조항에 위배된다. 그것도 언론인 가족까지 통신조회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절제가 없는 국가폭력임에 틀림이 없다.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제18조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물론 전기통신사업법 83조가 문제가 되어, 민주당은 12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 83조 관련한 부분에 대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공언하고, “국민이 본인도 모르게 통신자료가 제공되는 부분은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공수처 통신조회는 ‘전기통신사업법’에 관한 그들의 해석에 의문점을 던졌다. 그 조항은 제83조(통신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취급 중에 있는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전기통신업무에 종사하는 사람 또는 종사하였던 사람은 그 재직 중에 통신에 관하여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③항 ‘전기통신사업자는 법원, 검사 또는 수사관서의 장(군 수사기관의 장, 국세청장 및 지방국세청장을 포함한다),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다음 각 호 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로 규정했다.

11일 고성국TV에 출연한 KBS 이영풍 기자는 언론인 사찰에 관해 “지난해 8월부터 국회 앞 필리버스터 집회 때문에 언론인 사찰 대상이 되었다. 당시 언론독재법철폐투쟁을위한범국민공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주요 쟁점은 언론중재법 개정 조항 중 ‘기사열람 차단청구권’,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건이었다”라고 했다. 언론의 소극적 자유에 대한 투쟁이어서 정부의 언론정책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청와대가 언론중재법 개정을 통해 ‘재갈을 물린다(언론재갈법)’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론적으로 청와대는 권력 유지 측면에서 선전·선동을 한 것이고, 언론은 기본권 보장이라는 측면이 강조된다. 언론사찰 이유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으로 그 정당성을 얻고자 한다. 필자는 공수처가 자유와 독립 정신으로 언론인 사찰을 한 것인가에 대한 의심을 품는다.

인터넷 활성화로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언론인은 적극적 자유, 즉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적극적 자유를 누린다고 할 수 없다. 언론은 환경감시를 통해 국민에게도 그 만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즉, 국민은 사회제도 안에서 활동을 할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을 받을 수 있다. 자기들만 자유를 획득한다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것 또한 문제이다. 정부가 그걸 막는다면 청와대는 철지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 사회는 전문직의 분업을 통한 유기적 연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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