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이탈한 한국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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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이탈한 한국 자본주의

자본가를 혐오하는 586 운동권이 자본주의체제 왜곡
기업인이 신바람 나게 뛸 수 있는 ‘이익 동기’ 부여해야

조맹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2-04 09:43:50

요즘 대학마다 신문방송학과와 언론대학원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나 대학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게 추세다. ‘미디어’는 자유를 발판으로 성장하는 플랫폼 기업이고, ‘커뮤니케이션’은 소통이라는 말이다. 소통이 이뤄져야 산업체제가 형성된다. 같은 맥락에서 경제체제는 교환과 거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구이고, 그 기구는 교환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뤄진다.

독일 언론학의 비조(鼻祖) 칼 뷰허는 ‘기업과 저널리즘’을 같은 어원에서 설명했다. 경제는 효과와 효율을 중요시하나 커뮤니케이션도 같은 차원에서 논의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내외적으로 활성화되면 그만큼 조직의 경쟁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지식 기반 고부가 가치 산업’은 전통적 공급자 중심이 아닌, ‘구독료와 광고료를 함께 받는’ 수요자 중심의 플랫폼 기업에 바탕을 둔다.

언론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실을 사실로 전하기를 바란다. 이념과 코드 정치는 커뮤니케이션을 망칠뿐만 아니라 정직한 교환 경제를 방해한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경제체제가 건실할 리가 없다. 언론윤리가 바로 서지 않는데 교환경제가 바로 설 리도 없다.

자본가를 혐오하고 자본가의 정신을 빼앗는 상황을 제대로 된 자본주의체제라고 할 수 없다. 586 운동권이 장악한 청와대가 별별 규제를 늘어놓아도 그들이 기업가를 대신할 수는 없다. 커뮤니케이션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자리는 줄어들고, 사회 내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단절된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인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단절시켰다.

뷰허에 따르면 신문은 원래 신문기사로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 광고를 붙여 물품의 동향과 거래처, 선적한 물품 내용 등을 뉴스로 게재했다. 독자의 수요 때문이었다. 물론 당시는 신분사회여서 정치는 왕과 제후의 고유 권한으로 평민은 정치에 관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광고로 인해 발전된 형태의 뉴스는 점점 그 영역을 확대했다.

외국에서 오는 정치뉴스가 점차 국내 정치기사까지 다루게 하였다. 국내 정치를 다룰 수 있는 자유, 즉 민주주의가 이로써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자유민주의 헌법 정신을 제헌헌법에 못 박아 놓았다. 만민공화(萬民共和)정신을 헌법에 새겨놓은 것이다.

586의 ‘민주화’는 이승만 대통령이 규정한 자유와 독립 정신이 없다. 그들은 이념과 코드 정치로 신분사회를 강화하는 쪽으로 국가를 운영한다. 1987년 체제로 민주노총이 설립되고, 1988년부터 6년간 그들의 임금은 연평균 20%가 올랐다. 그 결과 기업들이 상당수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게 됐다.

경제체제에 비상이 걸렸다. 기업에서 갈등이 심해지고, 그 갈등이 정치판으로 몰려 와 정치광풍 사회를 만들었다. 프롤레타리아트 신분사회가 국내에서 일어난 것이다. 권력을 나누고, 그 권력으로 인해 하급노동자는 충성심을 갖게 했다. ‘귀족노조’의 고임금은 노동생산성 향상의 결과가 아니라, 강성 단체행동의 파생물이다.

박근혜정부 말기인 2016년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6%인 626.9조원에 불과했으나 5년 후 문재인정부 말기인 2021년은 965.3조(47.3%)로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2026년 88.7%에 도달하여 증가 속도가 선진국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공공부문 부채와 연금충당 부채를 더한 IMF 방식에 의하면 2098조1000억원이다. GDP 대비 114.5%에 달한다. 60%가 넘어서면 빚을 내 빚을 갚는 사실상 파산상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9%에 머물렀다. 문재인의 청와대가 왜곡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자본주의체제를 붕괴시킨 것이다.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박정희정부는 전 국민을 하나의 계급으로 보고 KBS·MBC 등 TV 광고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광고를 통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했다. 초기는 공급자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나중은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폈다. 그 결과 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1962〜66년, 7.8%), 2차 5개년계획(9.7%), 3차 5개년계획(10.1%) 등으로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박정희의 경제관은 ‘수출입 우수기업 우대, 성과 있는 마을 집중지원’이었다. 그는 미래학자 허먼 칸 박사와의 면담에서 “기업인에게 어떠한 환상을 심어주고, 움직이게 하려면 먼저 그들이 신바람 나게 뛸 수 있도록, 이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지혜를 짜내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인이 자본가 정신으로 이익을 내도록 한 것이다. 그게 한국 자본주의라면 지금의 신분제도에 의한 자본주의는 궤도를 크게 이탈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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