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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 김대권 블랙퀸 대표

“가슴을 울리는 타악기 매력에 빠져보세요”

전국에 타악 예술 전파하는 공연 문화 리더

기사입력 2022-03-05 00:05:00

▲ 타악그룹 블랙퀸은 2011년 창단한 전문예술단체로 타악 예술의 전파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 문화를 이끌고 있다. 김대권 블랙퀸 대표(사진)는 심장이 두근대는 느낌을 주는 타악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악기라고 소개했다.[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타악기는 인류의 역사와 계속 함께 해왔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에서 고유의 흥과 감성을 담은 독창적인 타악 연주를 개발해왔다. 지금도 타악의 매력에 빠져 타악기를 사용한 공연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안산에 위치한 타악 그룹 블랙퀸 연습실을 찾았다. 경쾌한 타악기 소리가 들렸다. 방금 레슨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는 김대권 블랙퀸 대표에게도 경쾌하고 밝은 기운이 느껴졌다.
 
타악그룹 블랙퀸은 2011년 창단한 전문예술단체로 타악 예술의 전파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 문화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세션 등을 사용한 콜라보 공연을 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서 공연이 중단됐지만 코로나 전에는 전국에서 연 50~60회의 공연을 진행했으며 현재 경기도 지정 문화 예술 단체다.
 
“친구 따라 빠진 타악기의 매력…심장이 뛰고 스트레스 풀린다”
 
김 대표는 중학교 때 지인이 타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타악기를 시작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타악기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 김 대표의 인생이 됐고 마침내 타악기만을 다루는 단체를 만들었다.
 
“중학교 때 시 쓰는 동아리를 했는데 같이 시 쓰던 친구가 타악기를 연주하는 걸 봤어요. 그때 그게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그때 생각은 그거였어요. 나랑 같이 시 쓰던 친구인데 쟤는 거런 것도 하네? 이런 느낌이요. 그때는 뭔가 다른 걸 하는 게 멋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피아노를 쳤다면 피아니스트가 됐었을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꼭 타악기여야 하는 이유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제가 멋있다고 느낀 게 타악기였던 거죠.”
 
“그렇게 타악기 연주자가 되서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안산으로 내려왔는데 타악기 단체가 사물놀이나 풍물놀이는 있는데 다른 건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었죠.”
 
▲ 블랙퀸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는 4050 주부나 직장인들이 많다. ⓒ스카이데일리
 
타악기 연주자로써의 삶을 살아온 김 대표에게 지금 생각하는 타악기의 매력을 물었다. 김 대표는 타악기에는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타악이 인기가 없었던 적은 없었어요. 타악기 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두근대는 느낌을 받잖아요. 시간이 지나도 또 다른 타악기가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 거예요.”
 
“연주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무언가를 두드리는 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어요. 걱정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타악기를 두드리면 카타르시스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타악의 매력인 것 같아요.”
 
김 대표는 타악의 장점으로 접근성도 꼽았다. 실제로 타악 그룹 블랙퀸은 40,50대 주부나 직장인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김 대표는 취미로 악기를 배우기에는 타악기가 상당히 적합하다고 말했다.
 
“타악도 깊게 배운다면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가야 하겠지만 가볍게 배우기에는 타악만한 게 없어요. 가볍게 배워서 멋있게 공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그래서 주부들이 아이들도 많이 컸고 여가 시간이 생기면 타악기를 찾게 되는 거죠.”
 
“블랙퀸에서 타악을 배워서 공연까지 하신 분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학창 시절에 공연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어렸을 때의 꿈을 지금 이뤘다, 혹은 직장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이걸로 다 풀었다, 아들딸이 엄마가 공연하는 걸 보고 너무 멋있었다고 하는 게 좋았다, 이런 말들이요. 각자의 인생에서 빛나는 시간을 찾으시는 거죠.”
 
김 대표는 타악 공연을 하며 생긴 아쉬움 중 하나로 타악 공연이 난타 위주로 이뤄지는 것을 꼽았다. 시기마다 유행을 타는 공연이 있는데 지금 난타가 인기 있어서 사람들이 타악 공연 하면 난타를 먼저 떠올린다는 것이다.
 
“제가 어렸을 때는 사물놀이를 했고, 그다음에는 풍물단을 했어요. 학교 졸업하고 나서는 또 사물놀이를 했는데 그 무렵이 되니까 사물놀이가 인기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때 난타가 인기가 있으니 이번에는 난타를 하자, 이런 식이었어요.”
 
“지금도 저희가 공연 홍보 같은 걸 할 때 타악 공연이라고 하기보다는 난타 공연이라고 표현하는 겅우가 많아요. 타악 공연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난타 공연이라고 하면 바로 알아 들어요. 유튜브 같은 곳에 올려도 난타 검색하는 사람은 있어도 타악 검색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러니까 영상 제목도 난타라고 올리는 식이에요.”
 
“생계 문제로 떠난 예술인 많아…걱정 없이 예술하게 해줬으면”
 
블랙퀸은 단순한 타악 공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진행했다. 태권도와 콜라보 공연을 한 적도 있고 비트박스 그룹과 콜라보한 적도 있다. 마임을 사용해 타악 공연에 스토리를 넣으려는 시도도 했다.
 
“조금 더 화려한 공연을 보여주자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공연을 한 시간 하는데 계속 타악만 보여주기도 그렇거든요. 타악도 넣고, 다른 것도 보여주고, 두 장르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도 보여주고요. 한정된 공연 시간 안에 최대한 다양성을 넣고 싶었어요.”
 
블랙퀸은 다른 장르와의 콜라보를 통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항상 긍정적인 반응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콜라보 공연에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말했다.
 
“공연을 보러 온 사람 중에 공연 시간 내내 두드리기만 하는 걸 기대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정작 공연 내용 중 치는 건 30% 정도고 나머지는 연기, 퍼포먼스, 아크로바틱 이런 것들이거든요. 이런 분들은 실망하기도 해요.”
 
“반대로 전체 작품을 보러 온 사람들은 멋있고 다양한 장르가 들어갔다고 좋다는 반응을 보여요. 저도 그런 공연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는 타악 만으로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요. 타악이라는 단위 예술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어요.”
 
김 대표의 입에서 돈 이야기가 나왔다. 흔히 예술가는 가난한 직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예술가도 생활을 이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문제로 공연 기회를 포기한 적도 있었다.
 
“타악 공연을 하는 동기들 중에 영국 에든버러에서 공연을 하고 온 사람들이 있어요. 공연장도 크고 반응도 좋고, 또 단체 홍보 같은 거에 에든버러 공연 딱 박아 넣으면 멋있잖아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예요. 그 비용을 들여가면서 해야 하는 걸까 생각했더니 아니라는 결론이 나와서 포기했죠.”
 
“지금 저희 공연 방식은 고정적인 장소에서 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 불러주면 공연하고 이런 식인데 고정적인 곳에서 정기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외국인 관광객 상품 중에 예술 공연을 하나 끼워 넣잖아요. 이런 걸 못 받게 되버려서 포기했죠.”
 
▲ 김 대표는 예술가들이 생계로 인해 예술계를 떠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김 대표는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예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예술 업계가 전체적으로 타격을 입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들이 일자리 고를 때 저기는 최저 임금 밖에 안 준다고 하면 안 갈려고 해요. 그런데 예술인들은 최저임금이라도 벌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요. 예술인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저희가 제조업이나 식품업 같은 다른 산업들처럼 돈을 벌 수는 없지만 예술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잖아요. 이런 가치를 보장해주기 위해 예술가들의 생계에 국가가 신경을 써줬으면 해요.”
 
“거기다가 코로나 때문에 공연이 아예 없어졌잖아요. 사실 코로나 전에도 돼지 열병 때문에 행사를 못하게 해서 공연을 중단한 적이 있었어요. 그전에도 무슨 전염병 때문에 정부 행사가 취소되기도 하고요. 이게 반복되다 보니 예술하는 사람들이 이제 예술로 못 먹고 살겠구나 하면서 업계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사람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물었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는 소박한 대답이 돌아왔다.
 
“일단 지금의 목표는 살아 남는 거죠. 지금 많이 어려우니까요. 살아나고 난 다음은 생각을 잘 안 했는데 일단 공연을 많이 하고 싶네요. 어떤 공연을 해도 좋으니까 여러 곳에서 공연을 하고 사람들도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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