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여와 고구리는 본래 같은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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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고주몽의 고조부는 북부여 시조 해모수
대통 이은 고주몽이 고구려로 국호 바꿔
환단고기에 담긴 고구려의 숨겨진 역사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3-09 17:17:09

요동 사신 가언충이 당 고종에게 설명한 “고리비기(高麗秘記)에 고구리는 채 900년이 못 돼 80세 장수에게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고씨가 한나라부터 나라를 지녀 지금 900년이 되었고 이적의 나이가 80살입니다”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일제식민사학 계승자들의 ‘작품’ 한국사 교과서에 따르면 한사군에 속하는 현토군 지역인 졸본(오녀산성)에서 고주몽이 기원전 37년에 세운 고구려는 705년간 존속했다가 668년 당나라에게 멸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가언충은 고구리가 지금 900년이 됐기에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자기 임금에게 자신있게 보고 했을까. 도대체 700년과 900년의 고구리 존속설 중 어느 것이 옳단 말인가.

우선 900년이 되려면 고구리의 건국이 기원전 232년 무렵으로 가야 한다. 일제식민사학의 내용 그대로인 한국사 교과서에 따르면 그 무렵에 존재했던 나라로는 고조선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위만조선이 있다. 기원전 194년에 세워졌고 그 이전 고조선에 기준(箕準)왕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가 자기 나라를 고구려라고 했단 말인가.

혹시 그 이전은 없을까 하고 살펴보니 기원전 2333년에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설명만 있을 뿐 이후 준왕 이전의 고조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조선왕조에서 (단군)조선을 반토막내 기자조선으로 둔갑시킨데다 식민사학은 위만조선을 강조하면서 단군을 신화의 인물로 조작했기 때문이다.

고조선의 준왕이 고구리를 세운 고주몽이 어떤 관계였기에 자기 나라를 고구리라고 불렸는지 아무리 앞뒤를 맞춰보아도 도저히 그 퍼즐이 풀리지 않았는데 그 해답을 식민사학계에서 위서(僞書)로 규정한 『단군세기』의 마지막 47대 고열가 단군조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계해 58년(기원전 238년) 단제께서 마침내 왕위를 버리시니 이에 5가가 나랏일을 함께 보기를 6년간 계속했다. 이보다 앞서 종실(宗室)의 해모수(解慕漱)는 몰래 수유(須臾)와 약속해 옛 도읍 백악산(白岳山)을 기습점령하고는 천왕랑(天王郞)이라 칭했고 기비(箕丕)를 수유후에 봉해 상하 운장(雲鄣)을 지키게 했다. 대저 북부여(北扶餘)의 일어남이 이에서 시작하니 高句麗는 곧 해모수가 태어난 고향이기에 역시 고구리라고 칭했다.”

▲ 현토군에 속한 고구려현이 현재 집안의 오녀산성이라는 사학계. [사진=필자 제공]

해모수가 수유에 살았던 기자의 후손 기비와 함께 정변을 일으켜 옛 도읍을 점령하고는 천왕을 자칭하니 기원전 238년에 단제께서 하야했고 5가에 의한 공화정치가 6년간 실시됐다는 기록이다. 이를 북부여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시조 해모수가 태어난 고향이 고구려인지라 북부여를 고구리라고도 불렀다는 것이다.

해모수가 정변으로 북부여를 세운 해가 기원전 238년이며 6년간의 공화제를 폐하고 직접 통치한 해가 기원전 232년이다. 여기에다 고구리가 패망한 668년을 합치면 존속년도가 딱 900년이 되는 것이다. 가언충은 해모수가 통치한 북부여와 주몽의 고구리를 합쳐서 하나의 고구리라고 말한 것이다.

북부여와 고구리의 관계는 호태왕비문에도 잘 새겨져있다. “옛날 시조 추모왕이 기틀을 세웠다. 북부여 천제의 아들로 태어났고 모친은 하백의 따님이다. (생략) 그리해 강을 건너 비류곡 홀본 서성 산 위에 이르러 도읍을 세웠다. (생략) 대주류왕께서 왕위를 이어받으시고 17세손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에 이르러 18살에 황위에 오르시고 연호를 영락(永樂)이라 했다.”

호태왕비문에는 고구리의 기틀을 세웠다는 고주몽이 북부여 천제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바로 호태왕이 17세손이 된다고 새겨져있다. 『단군세기』와 함께 『환단고기』를 구성하는 『북부여기』에는 “고주몽의 고조부는 북부여 시조 해모수이고 증조부는 고진, 부친은 불리지(고모수)다”고 기록돼있다.

또 북부여는 시조 해모수, 2세 모수리, 3세 고해사, 4세 고우루 단군으로 이어지다가 5세 단군에 혈통이 다른 고두막이 즉위했고 6세 고무서 단군이 즉위 이듬해(기원전 58년)에 급사하자 사위 고주몽이 대통을 이었다고 기록돼있다. 이울러 B.C 37년에 고주몽이 국호를 북부여에서 고구려로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삼국사기』의 광개토왕은 고주몽의 13세손이며 19대왕이라는 기록에다가 『북부여기』에 기록된 이 4세를 합치면 광개토호태왕은 북부여 시조 해모수의 17세손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고구려 900년 사직과 호태왕비문 17세손의 비밀을 한꺼번에 풀어준 『환단고기』를 어떻게 감히 함부로 위서로 취급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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