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고 싶은 미미 <31> 검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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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아침 동화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4-18 09:45:12

“미미, 안녕? 드디어 가족을 찾았구나! 정말 축하해” 작은 잔디풀이 인사를 건넸다. “그래, 모두 다 너희들 덕분이야, 나도 남을 돕는 식물이 되고 싶어.” “미미, 너는 백년의 동물이야, 너는 우리 식물들의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동물인 걸?” 잔디풀이 몸을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 “앗, 참! 여기 내 품에 아기 클로버 잎이 있어. 나를 도와주느라 일찍 세상을 떠난 고맙고 불쌍한 풀이야. 가족에게 데려다주어야 하는데, 이제부터 우리가 갈 길이 멀고 험난해서 여기에 두고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응, 이 아이도 우리 친척이야, 우린 마음먹은 곳 어디든 갈 수 있어. 여기에 두고 가면 된단다. 내가 가족에게 데려다 줄게.” 미미는 고이 잠든 아기 클로버 잎을 잔디에게 건네주었다. 그때였다. “어, 이게 무슨 냄새지? 풍성한 아침식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걸?” 갑자기 그들 앞에 검은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미미 일행은 얼어붙고 말았다.

소소는 순간적으로 미미 가족을 낚아채서 자기 등에 태웠다. 그리고는 재빨리 달아나기 시작했다. “저런, 내가 어젯밤에 좋은 꿈을 꾼 거 같은데? 이리 오렴, 내 아침밥아? 이건 틀림없이 호텔 조식 수준의 아침이야. 가만가만…, 아침에 다 먹기는 힘들 것 같은데?” 고양이는 여유만만하게 그들에게 다가왔다. 수수와 소소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고양이를 따돌리기는 힘들었다. 수수가 고양이를 유인했다. 수수는 달리다가 다리를 삐끗한 척하고는 속도를 줄여서 고양이에게 잡혔다.

“저런! 안 돼! 수수~.” 미미가 비명을 질렀다. 그때였다, 마침 블루가 나타났다. 블루는 목숨을 걸고 수수와 고양이 사이로 몸을 던졌다. 그러고는 고양이의 등을 부리로 쪼았다. 검은 고양이는 멈칫했다. 고양이 등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올려다 보니 덩치가 큰 새가 자기를 공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눅들 고양이가 아니었다. “이건 또 뭐야? 내 아침밥에 새 요리도 있다? 아주 풍성한 식탁이네!” 고양이는 여유를 부리며 블루를 향해 점프했다. 고양이의 발톱에 블루의 깃털이 몇 가닥 떨어졌다.

미미는 아찔했다. 순간 엄마의 얼굴이 나타났다. ‘미미, 꼭 필요할 때 엄마가 준 주머니를 열어 봐!’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렇지, 엄마의 주머니!’ 미미는 얼른 주머니를 열고 마법의 돌을 하나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재빨리 검은 고양이를 향해 던지며 말했다. “잠들어라!” 돌은 정확히 고양이의 등에 맞았고 돌을 맞은 고양이는 순간 정신을 잃고 곧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엄마가 준 주머니에는 마법의 돌이 3개 들어있는데 그 돌을 던지면서 소원을 말하면 그대로 되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블루가 바로 땅으로 내려앉았다. “아휴, 다행이다. 아슬아슬했다, 미미! 백년의 동물이 되더니 이제는 초능력 미미가 되었구나!” 블루는 미미의 가족과 인사를 나누었다. “아빠, 미소야. 나를 도와준 소중한 친구 블루예요.”　“미미가 그렇게도 찾던 아빠와 동생 미소군요, 정말 반가워요.” “미미한테 얘기 들었어요. 우리 미미를 많이 도와주어서 고마워요.” 아빠가 블루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자, 어서 여기를 떠나자. 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안녕, 잔디들아, 클로버들! 이제까지 도와주어서 고마워!” 미미는 풀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블루의 등에 올라탔다. 아빠와 미소, 수수와 소소와 함께였다. 풀들이 살랑이며 미미 일행을 전송했다. “미미, 백년의 동물! 당신이 가족을 찾아 행복해서 우리도 행복해요! 집에까지 잘 가요. 그리고 내내 행복해야 해요!” 미미는 풀들의 진정이 담긴 푸릇한 내음을 가슴 속 깊이 들이마셨다. 그들의 우정이 전해오는 듯 코끝이 찡해왔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