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정원장에 ‘악연’ 김규현 지명… 개혁 위한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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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관계자 “국정원 해외정보 중심으로 이끌 적임자”
金, 북미1과장 등 역임한 미국통… 한미 공조 중시 의지 담겨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12 13:54:30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국가정보원 원장으로 지명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에 정통 북미 라인으로 꼽히는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명했다. 정보기관장에 이례적인 외교관 출신 인사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1일 새 정부 첫 국정원장에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실력이 입증된 안보 전문가를 찾았고, 김 후보자가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국정원장 지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군인‧정치인 출신 혹은 국정원 내부 인사 중에서 발탁됐기 때문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지명에는 국정원을 이스라엘 모사드와 같이 해외‧대북 정보 업무에 중점을 둔 첩보조직으로 재편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을 북한의 시각에서만 바라봤던 문재인정부와 달리 국제안보적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 정보 중심의 국정원 개편을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김 후보자 지명은 국정원장 인선이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두터운 인사가 맡았던 관례를 생각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 측 관계자는 “(당시) 당선인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어도 좋으니 중량급 있는 안보 전문가를 찾으라’는 주문을 했다”며 김 후보자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 측근을 국정원장에 앉히는 것의 말로를 여러 차례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김 후보자와 오래 일해 온 전직 외교부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직언했던 선배였다. 윤 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는 인연보다는 악연이 깊다.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국정농단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대상자가 돼 공항에서 체포되고 법정에 섰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정보 공조를 복원할 수 있는 전문가를 물색하라”는 지시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외교부 북미1과장, 주미대사관 서기관‧참사관‧정무공사 등을 역임한 미국 전문가로 꼽힌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외교부 1차관, 국가안보실 1차장과 2차장을 맡아 북핵 위기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문제를 다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김 후보자가 과거 세월호 보고 시각 조작 의혹과 관련된 점을 두고 비판에 나섰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해당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내려졌던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당장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