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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메타버스 위기론

너도나도 올라탄 ‘메타버스’… 수익성은 아직 ‘물음표’

메타·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기업 실적 하락… ‘제페토’도 적자 지속

부진 원인은 수익 구조 부재… “메타버스 새 개념 아냐” 부정적 여론도

“분산화·복합 원격화·탈중앙화 흐름… 단기적 부침으로 판단하면 안 돼”

기사입력 2022-06-11 00:07:00

▲ 최근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급격하게 떠오른 메타버스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급격하게 떠오른 ‘메타버스’에 대해 의문부호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벌서부터 메타버스 열풍에 거품이 가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의 부실한 수익 구조가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옹호론자들은 “메타버스 사업은 장기적인 흐름이므로 단기간의 부침으로 그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지금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때까지는 좀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 세계 메타버스 투자 열풍… 관련 기업 적자에 수익성 의문 커져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성한 신조어다. 현실 세계와 같이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3차원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용어 자체는 1992년 출간한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사용됐지만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늘어남에 따라 현실의 대안세계로 급격하게 부상했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025년까지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가 최고 820억달러(약 10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도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는 등 사업방향을 설정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메타버스 육성에 뛰어들었다. 올해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신대륙, 메타버스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선언하고 2026년까지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점유율 5위 달성이라는 정부의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전문가를 4만명 양성하고 메타버스 공급기업 220곳을 육성하며 사회적 가치 서비스 발굴 등 메타버스 모범사례를 누적 50건 발굴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메타를 시작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이 계속해서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메타버스 산업에도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과도하게 평가받던 메타버스의 가치가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어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거품이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메타는 올해 1분기 279억800만달러(약 35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메타의 매출성장률(6.6%)은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메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85억2400만달러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메타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업부 ‘리얼리티 랩스’의 1분기 매출액은 6억9500만달러로 메타 전체 매출의 3%에도 미치지 못했다.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에만 102억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1분기에도 수조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버스 게임업체 로블록스는 1분기 6억312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 감소했다. 로블록스의 1분기 순손실액은 1억6020만달러였다. 이 영향으로 올해 들어 로블록스의 주가는 전년 대비 70% 가까이 하락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임수진] ⓒ스카이데일리
 
메타버스가 그 주목도에 비해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매출 379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295억원, 당기순손실은 1129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제트는 공시에 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한 2020년 5월부터 12월까지 188억원의 영업손실과 1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8월 제페토 출시 이후 5개월만인 2019년 3월 누적 이용자 수 1억명을 기록하고 올해 3월에는 3억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반대로 적자 규모는 점점 커졌다. 매출 규모가 커지며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실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한 상태다. 세계적인 메타버스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고 국내 메타버스의 대표 사례인 ‘제페토’도 아직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함에 따라 메타버스 사업의 미래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새롭지도 필요하지도 않다” vs “결국은 성공할 것” 의견 엇갈려
 
메타버스 산업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메타버스 개념 자체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응답자는 55%였으나 메타버스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6.3%에 그쳤다.
 
20대 직장인 A씨는 “주변에서 메타버스가 뜬다고 하고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뛰어든다고 하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며 “직장에서 MZ세대 사이에서 메타버스가 뜨니까 아이디어 좀 내보라는 데 다른 직원들한테 물어보면 자기들도 모른다고 한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기에 메타버스가 온라인 게임 등 기존 서비스와 딱히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게이브 뉴웰 밸브 CEO는 외신 PC 게이머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며 “그들은 ‘오, 여러분은 이 맞춤형 아바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10년 전에 해결된 문제이며 당신이 처음 알아낸 멋진 것도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산업이 부진한 이유로 수익 구조의 부재를 꼽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비전은 꾸준히 나오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기꺼이 주머니를 열고 돈을 낼만한 구조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기 메타버스의 수익 구조는 아바타 판매와 가상 부동산 정도에 한정돼 있었고 메타버스 붐이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메타버스의 대부분이 AR·VR 기기나 소셜 게임 형태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 교수는 이어 “메타버스가 제대로 된 산업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적인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요소를 갖춰서 꼭 필요한 요소가 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메타버스는 그저 ‘재미있고 신기한 것’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메타버스를 통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익 구조의 부재가 계속 지적되고 있다. [사진=디센트럴랜드]
 
반면 현재 메타버스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메타버스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메타버스를 단순히 돈이 되는 사업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이인화(본명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는 “메타버스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세계가 아니라 예전에 인터넷이 그랬듯이 사람들이 더 쉽고 강하게 연결되는 과정”이라며 “예전부터 메타버스 위기론이 계속 나왔지만 거기에 반박하는 의견도 계속 나왔으며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또한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메타버스는 사회에서 업무가 분산화·복합 원격화·탈중앙화하는 장기적인 흐름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부침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직 메타버스 사업 종사자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보탰다. 강태훈 더 퓨처 컴퍼니 메타버스2 기획자는 “메타버스를 이용한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이런저런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는 모호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며 “가상세계라는 개념이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이를 이용한 시도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엔터테인먼트적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 모두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모델을 기획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들이 결과를 내기 시작하면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윤곽이 더 명확하게 잡히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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