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하늘 길’… 여행객 붐비는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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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하와이 등 주요도시 일등석 매진
손님 들끓는 면세점 ‘무착륙 관광’ 줄어

김경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5 13:20:47

코로나19 대유행이 조용해진 가운데 하늘 길은 다시 활기를 찾으며 열렸다.

인천공항 국제선 운항이 8일부터 정상화됐다. 3일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로 축소됐던 인천공항의 국제선 운항을 8일부터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역을 위해 도입한 항공기 도착 편수 제한과 운항시간 규제를 2년 2개월만에 해제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바다 건너 해외로 나서는 여행객들 수요가 증가했고, 항공사는 바빠졌다. 대한항공 1등급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규희 씨(39)는 다시 생기가 돌고 있는 기내 현장 분위기를 전해줬다.

김 씨는 주요노선 일등석 서비스를 도맡고 있다. 그는 “뉴욕·하와이·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유럽은 이코노미부터 비지니스석까지 전부 매진이다”라며 “덕분에 그동안 일을 쉬고 있었는데 바빠지고 동료들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며 들뜬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이후로 기내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김 씨는 “기내식도 더욱 건강한 식단으로 바뀌고 대유행이 심할 때 음료나 주류 서비스가 많이 감소했는데 다시 정상화됐다”며 “이제는 마스크만 벗으면 코로나 전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6월부터 방호복도 벗을 수 있게 돼 몸이 가벼워졌다는 김 씨는 “2019년 이후 방호복을 입고 비닐장갑, 고글까지 착용해 긴 비행시간이 더욱 고됐다”라며 “경제적으로도 다시 풍족해졌다. 하늘 길이 막혀 기본급만 받으며 근근이 버텨왔는데 이제는 숨통이 트였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면세점도 여행객 손님들로 들끓고 있다. 비행기 탑승 전 백화점 면세점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고 공항 면세점도 인산인해를 이룬다.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는 신새미 씨(35)는 침묵만 맴돌던 공간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떠들썩하다고 전했다.

신 씨는 “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았던 ‘무착륙 관광비행’이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며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에 집중하는 모습이며 이에 따라 면세점도 다시 활성화 됐다”고 밝혔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7월부터 관광비행 관련 국제선 운항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도 더 이상 무착륙 관광비행 국제선 운항 허가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무착륙 관광비행은 타국에 대한 입·출국이 없는 국제선 운항이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어려워진 항공사들이 해외여행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2020년 12월 무착륙 관광비행이 도입됐다.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들에게 일반 해외여행자와 같은 면세 혜택도 주어졌고, 면세점 이용도 가능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업주부 최보윤 씨(41)는 7월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친동생 집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동생 가족을 3년간 볼 수 없어 매일 영상통화만 했다. 1년 전에 태어난 조카도 드디어 안아볼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최 씨는 “유류할증료가 치솟아 부담이 컸지만 가족이 그리워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게 됐다”며 “탑승권도 어렵게 구했다.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지만, 해외여행에 갈증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유류할증료가 큰폭으로 올라 모처럼의 해외여행객들에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6월1일 발권일 기준 대한항공 인천 출발, 유럽행(런던·파리·프랑크푸르트) 항공권은 25만8700원, 뉴욕행 항공권은 27만95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 이전인 2019년 6월1일 발권일 기준 유류할증료는 모두 5만2300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도 6월1일 이후 출발하는 뉴욕·유럽행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22만9600원으로 2019년(5만2300원) 대비 339% 증가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