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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 장사라 했다. 예로부터 말을 잘 하면 “정치 잘 하겠다”고 했다. 칭찬이자 비아냥이기도 하다. 상대를 제대로 설득하려면 말의 속도와 높낮이는 물론 감정까지 동원해야 한다. 특히 대중연설은 그렇다. 문제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했느냐와 실천 여부다. 말을 잘 해 ‘사이다 발언의 명수’로 불려도 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여기에 하나 빠진 게 있다. 말이라는 그릇에 담긴 내용의 진실성이다. 아무리 온갖 미사여구와 다홍치마를 둘렀어도 내용이 진실하지 않으면 거짓말쟁이나 허언증 환자가 된다. 아돌프 히틀러를 독일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추켜세운 나치 선전상 괴벨스는 “100%의 거짓말보다는 99%의 거짓말과 1%의 진실의 배합이 더 나은 효과를 보여준다”고 했다.
“기왕 거짓말을 하려면 될 수 있는 한 크게 하라.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을 믿는다” “선동은 한 문장으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해명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해명할 때면 이미 대중은 선동당해 있어 어떤 해명보다 선동 내용을 잘 기억한다”고도 했다. 꼼꼼하게 따지면 한 마디 한 마디가 말도 안 되는 거짓이지만 독일인들은 그한테 설복당했다. 때문에 프랑스·폴란드·영국 등 이웃나라는 불행했다.
코로나19 과잉 거리두기 후유증이 전 영역에서 드러나는 가운데 택시요금이 들썩거리고 있다. 택배업 등 타 직종으로 업종 전환한 택시기사를 다시 그러모으기 위해 택시요금을 올리겠다는 꼼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니 좀 비싸도 된다”는 얼토당토않은 선동이다. 언제는 택시를 버스·지하철과 함께 대중교통체계에 넣었다가 이제는 아니라는 억지다.
요금 올리기도 ‘인상’이 아니라 ‘상향 조정’ 또는 ‘현실화’라 포장한다. 어느 때부터 우리 사회는 ‘상향 조정’과 ‘현실화’를 인상과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다. 1980년대 초 머리 좋은 공무원이 만들어낸 말이다. ‘정부는 교통범칙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식이다.
우리말로 하면 ‘올린 것’이고, 한자로 하면 ‘인상’한 것이지 ‘상향 조정’은 뭔가. 국민을 속이는 언어유희다. 언어유희가 지나쳐 국민 주머니를 털면 속임수·사기를 넘어 범죄가 될 수도 있다. 국민 제대로 하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국민 하기 참 힘들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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