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떼인 전세보증금 1000억원 넘었다… 금액·건수 ‘역대 최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富동산 > 경제사건

8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사고 511건·사고액 1089억원
대위변제액·악성임대인 수도 증가… 2030세대 피해 75% 차지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2 14:44:12

▲ 8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이 1089억원, 사고 건수는 511건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카이데일리

8월 한 달간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1089억원, 사고 건수는 511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과 건수 모두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2013년 9월 출시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공공보증기관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보증기관 SGI서울보증에서 담당하고 있다. 계약 만료 후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대위변제하고, 추후 집주인에게 구상권 청구 등으로 돌려받는 제도다.

사고 금액은 HUG가 집계를 시작한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34억원, 2017년 74억원이었던 사고 금액은 2018년 792억원, 2019년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8월까지 누적으로 5368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HUG가 세입자에게 대위변제한 보증금 액수도 올 8월 830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였던 6월 570억원을 1.5배 가량 초과했으며,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체불해 관리 대상에 오른 악성임대인(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역시 7월 말 기준 203명으로 지난해 5월 108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악성임대인이 떼먹은 보증금 총 약 7275억원 중 HUG가 대위변제 후 회수에 성공한 액수는 약 1018억원(1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임대인에게 피해를 당한 세입자 중 2030세대가 입은 보증금 피해가 5809억원으로 전체의 74.2%에 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금액과 건수가 증가한 것에 대해, 악성임대인들이 시세 파악이 어려운 빌라를 중심으로 분양업자·중개업자 등과 짜고 전세보증금을 부풀린 뒤 세입자를 끌어들이고, 해당 보증금을 토대로 또 다른 빌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갭투자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집값 하락으로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폭증했다는 진단도 있다.

이에 정부는 전세사기 근절을 위해 이달 1일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발표했다. 세입자 권리 강화, 긴급 대출 지원 등 예방·지원·처벌의 세 가지 관점에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됐다.

여기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사기범에 대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형법 일부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기존 사기죄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형에 그쳤던 것을 경고 차원에서 대폭 강화한 것이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