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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개인 중심적 가치관이 확산되고 전통적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가족 간의 유대감이 더욱 희미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의 의미 및 가족관, 가족관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1인 가구(72.1%·중복응답)나 비혼 가구(64.0%), 맞벌이 부부(61.2%) 등의 증가와 함께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변화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전 조사와 비교해 1인 가구를 가장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꼽는 사람들이 2017년 10%에서 올해 20.4%로 늘어난 점은 주목해 볼 만한 대목이다.
특히 부모 자식 간에 간섭이나 의존 등이 더 많은 가족 형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여성과 저연령층의 경우 결혼이나 출산 등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가족 형태를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아진 점도 특징이다.
한편 가족이라고 해서 꼭 같이 살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인식이 2017년 69.1%에서 올해 73.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물론 가족이라면 어려울 때 함께 해야 하며(84.3%), 가족은 늘 감사한 존재(73.2%)라는 응답은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족이 꼭 혈연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는 인식(63.1%)을 바탕으로 이혼(68.4%)이나 별거(63.1%) 등에 대한 개방적 태도 역시 기존의 가족관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만한 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말다툼 등의 스트레스를 겪은 경험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가족과 감정싸움 등 트러블을 겪은 적(37.7%)이 있고,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부모(50.1%)나 친척(44.5%), 형제자매(41.4%)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 간에도 최소한의 예의나 선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에도 지켜야 할 예의(94.5%)가 있고, 가족이라면 서로의 기분이나 감정을 맞춰줄 필요(78.1%)가 있다는 응답이 높았다. 실제로 우리 가족은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한다는 2017년 74.0%에서 올해 72.0%, 서로의 감정을 존중해주는 편이라는 응답은 66.8%에서 63.4%로 소폭의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가족을 위한 희생정신은 이전 조사 대비 감소하고 있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61.0%)이었다. 남성과 고연령층 응답자일수록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비교적 많이 느끼는 편이었다, 가족은 나의 전부라는 인식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뚜렷한 편(10대 46%·20대 48%·30대 57.5%·40대 64.5%·50대 72%)이었다. 특히 50대 응답자의 경우 대학 등록금이나 결혼 비용 등의 경제적 지원을 바탕으로 자녀의 인생 전반을 책임지려는 태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자녀 입장에서의 부모 부양 필요성도 높게 평가됐다. 자식이라면 부모의 의료비 등을 부담해야 할 필요(72.6%)가 있고, 부모의 노후생활을 보장해드려야 하며(62.1%), 성인이 된 이후엔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50.9%)는 의견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족의 가치와 필요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잘못을 하더라도 가족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것 같고, 일상이 불안할 때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는 응답이 감소했다. 특히 가족에게 소홀해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68.9%) 같고, 요즘은 무늬만 가족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부정 평가(58.5%)를 통해 가족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이 남아있을 뿐 가족 간의 기본 신뢰나 유대감은 더욱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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