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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쓰기 공모에서 입상한 어느 여성분의 수필을 교열한 적이 있다. 마치 폴짝 뛰어나와 필자의 눈으로 들어오는 듯한 어휘와 표현을 만날 때마다 소리 내어 다시 읽었다. ‘빛부시다’ ‘몰래길’ ‘산빛’ ‘눈물웃음’이었다. 물론 사전에 복합어로 등재되지 않은 어휘다. 이들 단어를 담아 쓴 글에서 그분의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웃프다’라는 신조어와 어울리는 ‘눈물웃음’에 이르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거기에다 ‘유리종 소리 같은 아가의 웃음’이란 표현 앞에서는 가슴이 얼마나 따뜻했던지….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지방에서 자란 나무에서만 보이는 나이테를 북한에서는 ‘해돌이’라고 한다. 왠지 해돌이가 나이테보다 더 정겹게 나가오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면 여러 개의 동그라미가 퍼져 나가는 무늬를 한자어로 파문(波紋)이라고 한다. 파문보다는 순우리말 ‘물돌이’가 더 정겹게 다가온다.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전하는 전령사가 바로 눈물웃음·해돌이·물돌이가 아닐까.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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