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외화채 투심 위축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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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證 “시중은행·보험사의 차환 발행 여건 악화될 것”

권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07 11:19:38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권리 행사 유예 결정과 관련, 국제 자본시장 내에서 한국계 외화채에 대한 투심을 위축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7일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주 2017년 기발행한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권리 행사에 대해 유예 결정을 공시했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은 첫 번째 콜 행사일에 권리를 행사하며 시장가격 역시 실질 만기가 아닌 콜 행사일 기준으로 형성된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신용도에는 변화가 없으나 시장 내에서 재정 건전성과 상환 능력 저하의 시그널로 비춰질 수 있다”며 “국내 기관의 외화 후순위채 권리 미행사는 2009년 우리은행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이에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당시 설정한 스텝업 조항에 따라 쿠폰금리가 기존의 4.475%에서 이자결정기준일인 11월9일 미 국채 5년물 금리에 2.472%를 가산한 수준에서 재설정될 예정이며 약 6.7% 중후반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조기상환권 미행사 공시 이후 나흘간 시장에서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약 260bp 상승했으며 가격은 27.5% 폭락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흥국생명이 우수한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급여력비율(RBC)이 당국의 권고치를 간신히 상회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흥국생명은 2분기 실적 발표치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4%, 영업이익률은 5.66%로, 두 수익성 지표 모두 생보사 평균을 웃돈다”면서 “그러나 RBC는 157%로, 외국계를 제외한 국내 생명보험사 평균인 188%보다도 큰 폭 하회하며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돌아오는 옵션 행사일에 권리 행사 의사를 밝힌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의 해외 자본 시장의 접근성과 신인도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해외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일부 국내 기관들의 조달 여건도 악화시킬 여지도 있는데 문제는 시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라며 “최근 레고랜드 이슈 이후 국내 자금시장이 급격히 냉각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유동성 대응책 발표와 더불어 국내 기관에게 해외 조달을 권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기상환권 미행사 이슈는 국제 자본시장 내에서 한국계 외화채에 대한 투심을 위축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시중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국내 기관들의 외화 자본성 증권에 대해 해외 시장이 요구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