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행사...'))
최근 보험사들이 연이어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자금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직후,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의 거래 가격이 27.5%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입장을 번복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보험사들이 있는 탓에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 콜옵션 논란… RBC비율 150% ‘턱걸이’
8일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예정대로 행사하기로 했다. 이는 조기상환 연기 결정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는 것이 흥국생명의 설명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증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만기가 매우 길거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영구채’라고도 불리며 발행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만기가 매우 길거나 없다는 특징에 신종자본증권에는 ‘콜옵션’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콜옵션’은 특정 기간 뒤에 발행 회사가 신종자본증권을 투자자들로부터 다시 사들인다는 얘기로 통상 최초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시점에 조기상환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흥국생명의 결정은 투자자 및 국내외 채권 시장에 불안감을 형성했다. 흥국생명의 경우 콜옵션 미행사 공시 이후 시장에서 4거래일 동안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약 2.6% 상승했으며 가격은 27.5% 급락했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연기한 주된 이유로 금리 인상을 꼽고 있다.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시장 상황의 악화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리 인상의 여파는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높은 금리로 인해 신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는데, 이는 곧 RBC비율 하락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는 ‘보험금 지급능력과 경영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10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선제적 관리차원에서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경우에도 RBC비율을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 등으로 자본성증권 차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2022년 6월 말 기준 157.84%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 분위기를 보면 현재는 이 비율이 더욱 내려갔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배경에 대해 “보험업감독규정상 대체조달 요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상환 후 RBC비율이 150% 이상인 경우에 한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며 “금리 상승으로 RBC비율이 하락했고, 흥국생명의 상환 전 RBC비율이 이미 150%에 근접한 점을 고려할 때 차환발행 또는 유상증자가 없는 경우 대체조달 요건(Replacement Language)을 충족하지 못해 콜옵션 행사가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내년 연기 물량 늘어날 가능성 있다”… 신뢰도 저하 상황 우려 커져
문제는 앞으로도 콜옵션 만기를 기다리는 보험사가 다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보험사 자본증권에 대한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저하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콜 행사에 따른 조기상환 및 만기상환 규모는 2022년 총 2조1191억 원(콜옵션부 조기상환 1조7891억 원·만기상환 3300억 원), 2023년 총 4조6278억 원(콜옵션부 조기상환 4조168억 원·만기상환 6110억 원)으로 추정된다.
콜옵션 행사시기가 몰리는 이유는 2016년 말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허용된 이후,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을 자본확충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결과다. 통상 발행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부터 콜옵션 행사시기가 돌아온다.
한신평은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 및 철회로 인해 자본시장에서 보험사 자본증권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이어 “특히 2023년부터 신종자본증권 등에 대한 자본인정요건 강화가 예정돼 있는 점도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에 자본성증권 의존도가 높고 단기간 내 기(旣) 발행증권의 상환시기가 도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자본관리현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내년 발행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콜옵션 연기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규제자본비율이 낮아 추가적인 자본비율 하락을 감내하지 못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부 생명보험사들의 RBC비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NH농협생명이 6월 말 대비 78%p 하락한 107.3%을, DGB생명이 165.8%에서 52.7%p 하락한 113.1%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167.6%에서 10.6%p 하락한 157.0%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은 신규 발행을 통한 차환이 불가능한 경우 기발행채권의 조기상환이 규제비율 감소로 이어진다”며 “규제자본비율이 낮아 추가적인 자본비율 하락을 감내할 수 없는 회사는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콜 행사 연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또한 사모채의 경우 투자자가 분산돼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한 조기상환 연기 가능성이 공모채 대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라는 변수도 남아있다. K-ICS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기존 RBC를 대체하는 제도로 RBC가 보험부채를 원가평가 하는 것과 달리 이를 현재가치, 즉 시가로 평가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지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의 지급여력은 2021년 대비 낮아졌으며 내년부터 도입되는 IFRS17 및 K-ICS도 변수”라며 “지급여력이 낮은 보험사의 콜옵션 미행사 사례가 잦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